미국 국제무역법원이 800달러 이하 수입품에 적용되던 드 미니미스(de minimis) 면세 중단 조치를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테무(Temu)와 쉬인(Shein) 등 중국발 저가 직구 플랫폼의 미국향 비용 부담은 당분간 이어지게 됐다.
미국 국제무역법원은 한국시간 14일 트럼프 행정부의 저가 소포 관세 유지 조치를 인정했다. 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게 특정 ‘특권’ 행사를 무효화할 권한을 부여하며, 드 미니미스 면세도 법 조문상 특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새 관세 제도를 도입한 결정이라기보다 이미 집행 중인 중단 조치를 법원이 다시 확인한 성격이 크다. 원고 측 청구 일부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정부의 집행 권한은 유지됐다.
드 미니미스는 소액 수입품의 통관 행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미국에서는 하루 한 명이 들여오는 800달러 이하 물품이 관세 없이 들어올 수 있었다.
전자상거래가 커지면서 이 제도는 중국발 초저가 직구의 핵심 통로로 쓰였다. 테무와 쉬인 같은 플랫폼은 낮은 단가의 상품을 소포 단위로 미국 소비자에게 직접 보내는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을 키웠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2025년 7월 30일 행정명령 14324를 통해 전 세계 모든 국가로부터의 드 미니미스 면세를 중단했다. 중단 조치는 한국시간 2025년 8월 29일 오후 1시 1분부터 적용됐다.
백악관은 2026년 2월 20일 행정명령 14388에서 이 중단 조치가 다른 관세 소송 결과와 별개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국제우편 물량에 대해 80달러, 160달러, 200달러의 정액 방식 또는 종가세 방식으로 관세를 걷는 체계를 안내하고 있다.
의회 일정도 같은 방향으로 잡혀 있다. 미국 의회는 ‘원 빅 뷰티풀 빌 법(One Big Beautiful Bill Act)’에 드 미니미스 조항 종료를 넣어 2027년 7월 1일부터 발효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법원 판단이 없었더라도 제도 자체의 장기적 퇴장은 이미 입법 일정에 들어가 있었다. 이번 판결은 행정부 집행, 세관 실무, 의회 입법 일정이 같은 방향으로 맞물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영향은 저가 직구 플랫폼과 물류·통관·결제 생태계에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로이터는 쉬인의 2026년 1분기 미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3% 줄어든 20억4000만 달러(약 2조8866억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쉬인은 같은 분기 9900만 달러(약 1401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드 미니미스 제거가 미국 매출과 비용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본지는 앞서 쉬인이 2026년 1분기 9900만 달러 순손실을 내며 저가 소포 관세 강화의 압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한국 소비자에게도 이 사안은 미국 시장 뉴스에 그치지 않는다. 저가 직구 플랫폼은 국가별 물류망과 판매 가격을 함께 조정하는 만큼, 한국 소비자에게는 플랫폼의 국가별 배송비와 판매가 조정 여부가 후속 변수로 남는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관세지급인도(DDP), HS 코드 입력, 배송 방식, 가격 반영 기준이 실무 변수로 남는다. 관세 자체보다 이를 누가 부담하고 어떤 단계에서 소비자가 보게 되는지가 거래 구조를 가를 수 있다.
유럽연합(EU)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로이터는 유럽연합이 2026년 7월 1일 중국발 저가 이커머스 소포에 3유로 수수료를 부과했다고 전했다.
DHL·페덱스(FedEx)·UPS는 저가 소포 규칙 전환 과정에서 공급망 병목 가능성을 경고했다. 낮은 가격과 빠른 배송을 앞세운 직구 모델이 미국과 유럽 양쪽에서 통관 비용과 전산 부담을 동시에 맞게 된 셈이다.
이번 판결이 모든 관세 분쟁을 끝낸 것은 아니다. 관세 권한과 환급 문제는 다른 소송과 별도 쟁점으로 남아 있으며, 드 미니미스 조항의 법정 종료 시점은 2027년 7월 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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