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국조실 평가 거쳤다"더니…국조실 "안 했다"

| 김하린 기자

금융위원회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과정에서 국무조정실의 규제영향평가를 거쳤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지만, 정작 국무조정실은 그런 평가를 한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언석(Song Eon-seok) 국민의힘 의원실이 17일 국무조정실에 유선으로 확인한 결과 국무조정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에서 규제영향분석이나 규제심사를 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이 국무조정실에 사전 검토나 협의·협조를 요청한 사실도 없었다.

국무조정실은 "별도의 검토나 조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관련 상세 자료도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국경제는 전했다.

금융위는 지난 7월 20일 보도설명자료에서 입법예고, 부처협의, 법제처 심사와 함께 '국무조정실 규제영향평가'를 절차 목록에 명시하며 "적법한 절차를 모두 거쳤다"고 밝혔다. 8월 4일에도 같은 내용을 냈고, 8월 10일 자료에서도 "필요한 절차를 모두 거쳤다"며 규제영향평가를 근거로 제시했다.

국무조정실 설명대로라면 이번 개정안은 애초 규제영향평가 대상이 아니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투자 한도를 넓혀 기존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현행 행정규제기본법상 규제영향분석은 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할 때 실시한다. 국무조정실은 "규제영향분석과 규제심사는 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하는 경우에 실시한다"며 "이번 개정안은 규제 완화 사안으로 규제심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았다"고 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하나의 주식이 기록한 일간 수익률의 일정 배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기초자산 가격이 예상과 반대로 움직이면 손실 폭도 배율에 따라 확대될 수 있고, 등락이 반복되는 시장에서는 음의 복리효과가 나타나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의 괴리율이 커질 수도 있다. 특정 종목과 산업에 위험이 집중된다는 점도 분산형 ETF와 다른 부분이다.

금융위 해명이 도마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금융위원회가 구조적 위험 평가만 마쳤고 시장 충격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는 진행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본지는 전한 바 있다. 송 의원은 지난 7월 2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이억원(Lee Eok-won) 금융위원장에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전 시장영향평가나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했는지 물었다. 이 위원장은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했다고 답하고 관련 자료 제출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후 금융위가 국회에 낸 자료에는 개별 종목 급락이나 유동성 위축 등 극단적 상황을 가정한 정량적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포함되지 않았다. 평가를 했다는 답변을 뒷받침할 정량 결과가 제출되지 않은 셈이다.

송 의원은 "하지 않은 규제영향평가를 했다고 거짓말하며 책임을 피하려 한 것은 국민과 국회를 기만한 중대한 사안"이라며 "김용범 정책실장과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조실 확인과 스트레스테스트 정량 결과 미제출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절차 정당성 문제는 인적 책임론으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규제 논쟁은 도입 절차의 정당성 문제로 번지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 전반을 어떻게 관리할지로 논의가 옮겨가는 가운데 절차적 정당성 시비까지 겹치면서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 추궁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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