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META)가 미국 29개 주와 맞붙은 청소년 안전 소송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설계 책임을 따지는 법정 시험대로 번졌다. 추천, 알림, 체류 유도 기능이 청소년에게 어떤 영향을 줬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법은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Yvonne Gonzalez Rogers) 수석판사가 ‘소셜미디어 청소년 중독’ 사건을 오클랜드 법정에서 심리하고 있다고 공지했다. 연방사법센터는 로저스 판사가 2011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 지명으로 연방판사에 올랐고 2026년부터 수석판사를 맡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켄터키, 뉴저지 등 4개 주가 주도하고 29개 주가 참여한 소송이다. 주 정부 측은 메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청소년이 오래 머물도록 설계했고 13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도 부적절하게 수집했다고 주장한다. 메타는 혐의를 부인했다.
쟁점은 단순한 콘텐츠 관리가 아니다. 무한 스크롤, 자동재생, 좋아요, 푸시 알림, 사라지는 콘텐츠 같은 기능이 청소년 이용 시간을 늘리도록 설계됐는지가 재판에서 다뤄지고 있다. 주 정부 측은 일부 기능 폐지와 청소년 이용 시간 제한, 13세 미만 이용 제한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재판 절차도 일반 배심 재판과 다르다. 법원은 6월 11일 사전명령에서 자문배심을 두겠다고 밝혔다. 배심은 지역사회 기준을 반영한 의견을 낼 수 있지만, 책임 인정과 구제 방식의 최종 판단은 로저스 판사가 내린다.
재판은 8월 12일 배심 절차로 시작됐고 모두진술과 증거조사는 8월 18일 이후 진행되도록 정해졌다. 법원은 7월 20일 명령에서 배심원 출석 곤란 사유, 아동온라인개인정보보호법 관련 배심 설명 재제출, 메타의 재판 중지 요청 기각, 제한적 원격 영상 접근 허용 등을 정리했다.
잠재 제재 규모를 둘러싼 공방도 크다. 로이터는 메타가 법원 제출 문서에서 벌금 상한을 1조4000억 달러(약 1940조원)까지 언급했지만, 주 검찰은 약 2000억 달러(약 277조원)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다고 전했다. 메타는 해당 수치가 증거로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 수치는 확정 제재가 아니라 양측이 법정에서 다투는 범위다. 실제 결과는 책임 인정 여부, 적용 법률, 구제 방식, 항소 절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사건이 벌금 규모보다 플랫폼 설계 변경 가능성에 더 큰 의미를 갖는 이유다.
재판 첫 주에는 아르투로 베하르(Arturo Bejar) 전 메타 안전 엔지니어의 증언도 나왔다. 로이터는 베하르가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최고경영자가 의사결정에 깊이 관여했고 안전 대응은 후순위였다고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메타는 그의 진술이 업무 범위를 벗어난다고 맞섰다.
로저스 판사는 메타가 베하르 증언을 막으려 한 시도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그의 증언이 청소년 안전 기능과 내부 의사결정 구조를 판단하는 데 필요하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도 소송을 비용 문제로만 보지 않았다. 메타 주가는 8월 18일 종가 기준 4.4% 하락한 543.67달러에 마감했다. 다만 이 수치는 재판 개시일의 시장 반응일 뿐, 향후 주가 방향을 단정하는 근거로 보기는 어렵다.
한국 독자에게 이 사건은 미국 빅테크 규제가 광고, 추천 알고리즘, 청소년 보호 기능까지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본지는 앞서 미국 아동 온라인 안전법 논의가 상원 상무위를 통과한 흐름을 전했다. 이번 재판은 입법 논의와 별도로 법원이 플랫폼 설계 변경을 명령할 수 있는지를 다투는 절차다.
이번 절차는 오클랜드 연방법원에서 아동 안전 소송 본재판이 시작된 뒤 이어진 본안 심리다. 이후 전직 메타 엔지니어가 저커버그의 제품 의사결정 관여와 안전 대응 우선순위를 증언한 대목이 재판 초반 쟁점으로 떠올랐다.
로저스 판사는 애플($AAPL) 앱스토어 분쟁, 오픈AI와 일론 머스크(Elon Musk) 소송, 구글 관련 개인정보 사건 등 대형 기술 기업 사건을 맡아 왔다. 메타 사건에서도 자문배심 의견보다 판사의 사실인정과 구제 설계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재판은 현재 진행 중이며 최종 판단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남은 절차에서는 메타 내부 문서, 회사 임원 증언, 주 정부의 법률상 입증 범위가 쟁점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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