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주정 직거래 허용 물량을 현행 총 주정판매량의 약 2%에서 10%로 늘린다.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시장에서는 관외업체가 다른 시·군·구 영업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손본다.
공정위는 25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상반기 경쟁제한적 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주정 유통,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기업 회계감사 등 구조적으로 경쟁이 제한돼 온 분야에서 관계 부처와 6건의 개선 과제에 합의했다.
주정 유통 분야의 핵심은 직거래 확대다. 주정은 녹말과 당분이 포함된 재료를 발효·증류해 만든 고순도 알코올로, 희석식 소주의 주원료다. 현재 주정제조사와 주류제조사 간 직거래는 총 주정판매량의 약 2% 수준에서만 허용된다.
공정위는 이 비율을 2027년 상반기부터 10%로 확대한다. 현행 기준과 비교하면 허용 물량이 5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국내 주정 거래는 대부분 주정도매업자가 주정제조사에서 주정을 사들인 뒤 주류제조사에 판매하는 구조다. 공정위는 이런 유통 구조가 주정제조사 간 경쟁을 충분히 만들지 못하고, 주류제조사의 구입 선택권도 제한한다고 봤다.
직거래 허용량 확대는 주류제조사가 주정제조사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폭을 넓히는 조치다. 유통 단계가 일부 열리면 제조사 간 가격·품질 경쟁이 작동할 여지가 커진다는 취지다.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시장도 진입 장벽을 낮춘다. 현재 특정 지역에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업을 하려면 해당 기초지방자치단체 허가를 받아야 하고, 기초지자체는 허가업체를 대상으로 경쟁입찰을 실시한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가 입찰권역 수에 맞춰 허가업체 수를 제한하거나 관할구역 밖 업체에 허가를 내주지 않아 신규·관외 업체 진입이 어려웠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관내업체 중심의 독과점 구조가 장기간 유지됐고, 입찰담합 적발 사례도 있었다.
앞으로는 법정 요건을 갖춘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업체가 다른 시·군·구에 영업허가를 신청하면 원칙적으로 허가하도록 제도화한다. 기존 관내업체 중심 구조를 완화하고 지자체 입찰 과정의 경쟁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기업 회계감사 분야에서는 중견·중소 회계법인의 감사시장 진입을 넓힌다. 금융당국이 상장사 등에 감사인을 지정할 때 감사품질이 우수한 나·다군 회계법인이 한 단계 높은 상위군 회사를 감사할 수 있도록 특례를 도입한다.
회계법인 분사무소 설치에 필요한 상근 공인회계사 요건도 완화한다. 현재 주사무소 외 분사무소에는 공인회계사 3명 이상이 상근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1명 이상이면 설치할 수 있게 된다.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 아래 상장사 등은 6년간 감사인을 자유롭게 선임하고 이후 3년간 금융당국이 지정한 감사인에게 감사를 받아야 한다. 금융당국은 회계법인을 인력 규모 등에 따라 4개 군으로 나누고 감사 가능한 회사 범위를 차등화해 왔다.
공정위는 2022년 대형회계법인만 감사 가능한 회사 기준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에서 2조원 이상으로 낮아진 뒤 중견·중소 회계법인의 지정 기회가 줄고 대형회계법인 쏠림이 심화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특례와 인력 요건 완화는 감사시장 참여 폭을 넓히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 밖에 대변기 환경표지 인증 때 도자기 본체와 모든 부속품을 하나로 포장해 공급하도록 한 기준을 삭제한다. 국내에서 단순 하역 뒤 환적해 수출하는 수산물은 서류검사만으로 검사가 가능한 경우를 사업자에게 명확히 안내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공정위는 "하반기에도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한 과제들에 대해 소관 부처와 협의를 진행하고, 개선에 합의한 과제들을 연말에 추가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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