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시, 시카고옵션거래소 KPI 옵션 제동

| 류하진 기자

칼시(Kalshi)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바이너리 KPI 옵션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기업 실적 지표를 기준으로 1달러 또는 0달러를 지급하는 상품이 예측시장과 증권 규제의 경계를 흔들 수 있다는 이유다.

칼시는 8월 5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낸 의견서에서 시카고옵션거래소의 규칙 개정안 SR-CBOE-2026-061에 대한 최종 결정을 늦춰야 한다고 밝혔다. 시카고옵션거래소는 6월 30일 상장사 핵심성과지표(KPI)를 기초로 한 바이너리 옵션 상장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고, SEC는 7월 10일 공개 의견 절차를 열었다.

이 상품은 주가가 아니라 기업이 SEC에 제출하는 실적 관련 공시 수치를 기준으로 한다. 주당순이익(EPS), 매출, 부문별 매출, 영업마진 같은 KPI가 사전에 정한 기준을 충족하면 만기 때 1달러를 지급하고, 충족하지 못하면 0달러가 된다.

시카고옵션거래소는 자체 안내 허브에서 이 상품을 현금결제형 옵션으로 설명했다. 출시 대상은 약 23개 상장사의 KPI로 제시됐다.

칼시의 문제 제기는 상품 구조 자체보다 규제 분류에 맞춰져 있다. 칼시는 SEC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스왑과 증권 기반 스왑의 경계를 다시 묻고 있는 상황에서 시카고옵션거래소 안건을 먼저 승인하면, 예측시장형 상품의 분류를 사실상 앞질러 정하는 효과가 난다고 주장했다.

SEC와 CFTC는 공동 질의 S7-2026-21에서 두 기관의 규제 이해가 모두 걸릴 수 있는 혁신 상품의 경계선을 어떻게 그을지 의견을 구했다. 이 질의의 의견 제출 기한은 미국 기준 8월 24일이었다.

칼시는 이 절차의 의견을 검토하기 전 시카고옵션거래소 안건을 승인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공동 질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개별 상품을 먼저 허용하면 이후 분류 논의의 기준점이 바뀔 수 있다는 논리다.

칼시는 또 시카고옵션거래소 클리어 유에스(Cboe Clear U.S.)의 청산기관 등록·면제 신청, FINRA 규칙 개정, OPRA와 OLPP 플랜 개정도 남아 있다고 짚었다. 상품 상장뿐 아니라 청산, 시세 배포, 옵션 상장 절차가 함께 맞물려 있어 SEC가 전체 구조를 본 뒤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쟁점은 예측시장을 누가 규제하느냐로 이어진다. 칼시는 CFTC 감독을 받는 예측시장 사업자다. 반면 시카고옵션거래소의 안건은 SEC 관할 옵션시장 안에서 기업 KPI 결과를 거래 대상으로 삼는 구조다.

두 상품은 법적 형식이 다르지만 특정 사건의 결과를 기준으로 손익이 갈린다는 점에서 경제적 기능이 겹친다. 기업 실적이라는 공시 정보가 옵션의 기초가 될 수 있는지, 또는 이벤트 계약에 가까운 성격으로 봐야 하는지가 핵심이다.

예측시장은 날씨, 원자재 가격, 기업 실적 등 현실 세계 사건의 결과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계약을 거래하는 시장이다. 본지는 앞서 칼시가 CFTC 규제를 받는 예측시장 거래소와 청산기관을 운영한다고 설명한 사실을 전한 바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의 기존 바이너리 옵션 관련 별도 안건 SR-CBOE-2026-032는 7월 17일 가속 승인됐다. 다만 이 승인은 KPI 옵션 안건과는 다른 절차다.

국내 크립토 시장에서 이번 사안은 직접적인 코인 상장 이슈는 아니다. 다만 예측시장, 이벤트 계약, 파생상품 분류가 맞물린 규제 논쟁이라는 점에서 크립토 거래 인프라 논의와 닿아 있다. 본지는 앞서 SEC·CFTC 수장과 가상자산 업계 인사가 회동한 사실을 보도했다.

SEC의 판단은 시카고옵션거래소 상품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 실적이라는 공시 정보를 옵션으로 볼지, 예측시장형 이벤트 계약에 가까운 상품으로 볼지에 따라 비슷한 구조의 상품 설계도 달라질 수 있다.

공개 문서 기준 시카고옵션거래소의 KPI 옵션 안건에 대한 SEC 최종 처분은 확인되지 않았다. 칼시의 의견서 제출과 SEC의 최종 결정은 별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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