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파키스탄, 디지털자산 규제 속도 달랐다

| 최윤서 기자

홍콩과 파키스탄이 디지털자산 규제를 두고 서로 다른 제도화 전략을 내놨다. 홍콩은 예측 가능한 로드맵과 단계적 집행을, 파키스탄은 빠른 법제화와 규칙 마련을 앞세웠다.

킹 렁(King Leung) 인베스트홍콩(InvestHK) 글로벌 금융서비스·핀테크·지속가능발전 책임자와 빌랄 빈 사키브(Bilal Bin Saqib) 파키스탄 가상자산규제청(PVARA) 의장은 28일 홍콩 비트코인 아시아 2026(Bitcoin Asia 2026) 원탁토론에서 디지털자산 규제 방향을 설명했다. 포사이트뉴스는 이날 오후 3시34분(한국시간) 현장 보도에서 두 당국자가 '비트코인과 경제특구의 미래'를 주제로 규제 속도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고 전했다.

킹 렁 책임자는 홍콩이 국제금융센터로서 가장 중시하는 요소로 일관성을 들었다. 그는 "규칙이 계속 바뀌면 시장 참여자가 사실상 참여하기 어렵다"며 홍콩은 로드맵을 제시하고 이를 집행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기업이 3~5년 단위로 투자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6~12개월마다 새 조치를 내놓는다는 설명이다.

홍콩의 접근은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을 함께 다루는 규제 정비 흐름과 맞닿아 있다. 킹 렁 책임자는 홍콩이 디지털자산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320조 달러(약 44경2240조원) 규모 전통 금융자산의 온체인화를 겨냥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는 지난해 '디지털자산 발전 정책성명 2.0'에서 거래, 스테이블코인 발행, 디지털자산 거래 서비스, 수탁 서비스 등을 포괄하는 규제 체계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콩은 가상자산 규제 체계도 별도로 정비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속도를 전면에 세웠다. 빌랄 빈 사키브 의장은 파키스탄 가상자산규제청이 관련 법안 통과 뒤 6개월 만에 규제 규칙을 내놨고, 정부 배정 예산의 8%만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신흥경제국에서는 기존 제도 구조가 여전히 19세기와 20세기 궤도 위에 남아 있지만, 기술은 기계와 인터넷의 속도로 움직인다"고 지적했다.

파키스탄 쪽 설명은 신흥경제국에서 제도 정비 속도가 규제 경쟁력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다. 다만 빌랄 빈 사키브 의장은 규칙 마련의 속도와 별개로 실행 단계에서는 충분한 위험 완화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두 접근의 차이는 규제 설계의 우선순위에서 갈린다. 홍콩은 금융시장 신뢰와 기업의 장기 계획 가능성을 앞세우고, 파키스탄은 제도 공백을 줄여 사업자를 규제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데 무게를 둔다. 빌랄 빈 사키브 의장은 실행 단계에서 충분한 위험 완화가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파키스탄 같은 국가에는 행동하지 않는 비용이 행동의 비용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한국 디지털자산 사업자에게도 두 나라의 규제 경로는 해외 진출 전략과 맞물린다. 거래소, 수탁,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자산을 다루는 사업자는 진출 지역마다 다른 신청 시점과 준비 기간, 감독 기준에 맞춰야 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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