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시장 급변 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ETN의 배율 등 상품 구조를 조정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과열 이후 대응 축이 투자자 진입 규제에서 상품 구조 관리로 옮겨가는 흐름이다.
연합뉴스는 금융위원회가 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가 필요한 상황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포함한 금융투자상품 내용을 변경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법 개정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현행 해석상 레버리지 배율 변경은 수익자총회 등 절차와 맞물려 있어 위기 때 즉시 조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7월 29일 긴급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쏠림이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고 보고 추가 대책을 제시했다. 당시 회의에서는 투자자별 투자한도 20%, 거래비용 인상, 모의거래 도입, 해외 사례를 참고한 긴급 시장안정조치 법적 근거 마련이 논의됐다.
기획재정부 영문 보도자료에는 홍콩의 '가변 레버리지' 체계를 참고해 긴급 상황에서 시장 안정 조치를 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검토는 현재 2배로 설정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배율을 낮출 수 있는 근거와 맞닿아 있다.
다만 당국 논의는 특정 상품 하나에만 한정된 방식이 아니라 유사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포괄적 권한을 검토하는 쪽에 가깝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서 불거진 문제가 다른 고위험 금융투자상품으로 번질 경우에도 같은 장치를 쓸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8월 12일 보도자료에서 8월 19일부터 ETF·ETN 괴리율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투자 때 모의거래를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국내 ETF·ETN 괴리율 관리 의무는 종가 기준 3%에서 2%로, 해외 ETF·ETN은 6%에서 5%로 강화됐다.
신규 개인 일반투자자는 기본예탁금 현금 3000만원, 사전교육 3시간에 더해 모의거래 5거래일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앞서 금융당국은 7월 16일 신규 상장 잠정 중단과 기존 상장 상품 광고·이벤트성 마케팅 제한, 투자자 위험 안내 강화도 내놨다.
금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거래대금은 7월 30일 12조4000억원에서 8월 11일 7000억원으로 감소했다. 8월 4일부터 10일까지는 1조4000억원 규모 환매도 나타났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ETN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특정 주식의 하루 등락률을 배수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지수형 상품과 달리 기초자산이 한 종목에 집중돼 있어, 해당 종목 가격이 급변하면 상품 손익과 헤지 거래가 함께 커질 수 있다.
레버리지 상품은 목표 배율을 맞추기 위해 매일 기초자산이나 관련 파생상품 비중을 조정한다. 상품 규모가 커질수록 이런 재조정 거래가 기초 종목 수급과 가격 변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이번 논의의 배경이다.
입법 논의도 시작됐다. 김현정 의원 등 10인은 8월 11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레버리지 배율이 1배를 초과하는 상품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일정 기간 배율 조정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집합투자업자가 이를 이행할 때 수익자총회 절차를 생략할 수 있는 예외도 포함됐고, 해당 법안은 8월 1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회부됐다.
업계에서는 규제 효과가 빠르게 나타났다는 평가와 함께 상품 위축 우려도 나온다. 일부 시장 참가자는 배율 조정보다 유동성공급자 운영, 단주 처리, 광고·판매 방식 조정이 현실적 해법이라고 봤고, 거래를 급격히 줄이는 방식은 사실상 상장폐지 효과에 가깝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번 논의는 본지가 앞서 보도한 ETF와 파생상품 제도 개선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흐름과 이어진다. 금융당국은 개정안을 마련하는 대로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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