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보유한 한국도로공사 비상장주식 4천499만2천352주 전량을 소상공인·자영업자 새출발기금에 현물출자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채무조정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현금이 아닌 공기업 지분으로 기금의 자본 기반을 보강하는 방식이다.
연합인포맥스는 소상공인자영업자새출발기금이 최근 캠코 보유 한국도로공사 주식 현물출자를 위한 가치평가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조선비즈도 캠코가 외부 자문사 선정 절차에 나섰다고 전했다.
현물출자 대상은 캠코가 보유한 한국도로공사 비상장주식 4천499만2천352주 전량이다. 한국도로공사 주식의 액면가는 주당 1만원으로, 단순 계산한 액면총액은 4천499억2천352만원이다.
다만 액면가가 실제 출자가액을 뜻하지는 않는다. 한국도로공사는 비상장사여서 시장에서 형성된 거래가격이 없다. 새출발기금은 회계법인 등 외부 전문기관의 평가를 거쳐 적정 출자가액을 정해야 한다.
평가가 마무리되면 새출발기금은 도로공사 주식을 자산으로 편입한다. 캠코는 그 대가로 새출발기금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는 구조다.
이번 조치는 정부가 캠코에 넘겼던 정책 목적 자산을 새출발기금 쪽으로 다시 재배치하는 성격이 크다. 캠코는 과거 정부 현물출자를 통해 한국도로공사와 한국공항공사 지분을 넘겨받았다.
당시 현물출자는 캠코의 자본 여력을 확충하고 부실채권 정리 등 정책 기능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번에는 캠코로 이전됐던 도로공사 주식을 새출발기금에 다시 출자하는 흐름이다.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 이후 경영난을 겪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채무 부담을 낮추기 위해 마련된 공적 채무조정 프로그램이다. 캠코가 금융회사로부터 부실 또는 부실 우려 채권을 매입해 원금과 이자를 조정하거나,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중개형 채무조정을 지원한다.
지원 수요는 커졌다. 캠코 집계로 지난 7월 말까지 21만1천명이 총 33조4천억원 규모의 채무 조정을 신청했다. 이 가운데 14만7천명이 13조5천억원 규모의 채무조정 약정을 체결했다.
채무조정 약정을 체결한 차주의 평균 원금 감면율은 74%, 평균 이자율 인하 폭은 5.4%포인트로 집계됐다. 앞서 본지도 새출발기금 채무 조정액이 32조원을 넘은 흐름을 전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와 캠코는 6월 25일 업무현황 점검회의에서 새출발기금 심사체계 보완 방안을 밝혔다. 두 기관은 올해부터 가상자산과 비상장주식 등 기존에 충분히 확인하기 어려웠던 투자자산도 재산심사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 자료에는 가상자산 확인 절차는 1월부터, 비상장주식 확인 절차는 5월부터 운영 중이라고 적시됐다. 채무조정 지원 규모가 커지는 만큼 신청자의 재산과 상환 여력을 보다 촘촘히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비상장주식 현물출자는 장부상 자산과 자본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되는 현금성 자산은 아니어서 출자액만큼 부실채권 매입 여력이 즉시 같은 규모로 늘어나는 구조는 아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현물출자는 캠코가 보유한 공기업 지분을 활용해 새출발기금의 자본 기반을 보강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다만 비상장주식인 만큼 실제 출자 규모는 외부 가치평가를 거쳐야 하고, 현금 출자처럼 채권 매입 여력이 즉시 같은 규모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현물출자의 실제 규모와 재무 효과는 외부 가치평가 결과가 나온 뒤 확정된다. 새출발기금은 평가 절차를 거쳐 도로공사 주식을 자산으로 편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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