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금 개편이 연간 900억유로 규모의 자본시장 유입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 수치는 확정 예산이나 법정 유입액이 아니라 공적연금, 사적연금, 직장연금 개편이 모두 자리 잡는다는 전제에서 나온 시나리오 추정치다.
아폴로(Apollo)는 4일 게시물에서 독일의 펀드형 연금자산이 국내총생산(GDP)의 7%에 그친다고 밝혔다. 공적연금과 사적연금, 직장연금 개편이 완전히 반영되면 연간 유입액이 약 900억유로에 이를 수 있다는 추산이다.
이 가운데 공적연금 축에서는 임금의 2%를 장기저축으로 돌릴 경우 연 300억유로 안팎의 자금 흐름이 가능하다고 봤다. 사적연금 개편과 직장연금 확대 효과까지 더해져야 900억유로라는 전체 추정치가 성립하는 구조다.
현재 법적으로 확인된 축은 사적연금 개편이다. 독일 하원은 3월 27일 기존 리스터 연금을 대체하는 ‘알터스포어조르게데포트’ 도입을 의결했다.
독일 재무부는 새 상품을 2027년 1월 1일부터 판매할 수 있고 기존 리스터 계약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새 제도는 보장 중심 상품에 묶였던 사적연금 구조를 펀드와 ETF를 활용하는 장기 투자형 상품으로 넓히는 데 초점을 둔다.
표준형 상품인 ‘스탠더드데포트’에는 연간 효과비용 1.0% 상한이 붙는다. 가입자가 투자 결정을 직접 하기 어려운 경우를 겨냥해 기본 설정과 자동 위험 축소 구조도 담았다.
알터스포어조르게데포트는 독일의 새 사적연금 계좌다. 기존 리스터 연금이 보장과 안정성에 무게를 뒀다면, 새 계좌는 장기 저축 자금이 펀드와 ETF를 통해 자본시장에 더 직접적으로 닿도록 설계된 제도다.
공적연금 개편은 아직 더 넓은 입법 절차가 남아 있다. 로이터는 독일 연금위원회가 스웨덴식 기금과 단계적 은퇴연령 상향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독일 총리는 독일 산업연맹 행사에서 “법정연금에서 자본시장을 활용하는 것은 장기 지속성과 안정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적연금에 자본시장 기반 요소를 더하려는 정부 구상의 배경을 드러낸 발언이다.
독일 정부는 7월 2일 연금, 세제, 노동 개혁을 포함한 34개 조치 패키지를 제시했다. 로이터는 8월 27일 연금 패키지가 가을 처리를 목표로 하지만 일부 수정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따라서 900억유로 추정치는 사적연금 개편 하나의 즉시 효과로 읽기 어렵다. 공적연금 자본화와 은퇴연령 조정, 직장연금 확대까지 맞물려야 하는 중장기 시나리오에 가깝다.
업계 반응은 엇갈렸다. DWS는 2025년 12월 발표문에서 새 사적연금 제도를 환영하며 조기 시행을 지지했다.
반면 독일보험협회(GDV)는 4월 22일 발표문에서 국가가 직접 표준 상품 제공자로 들어올 경우 민간 사업자와 같은 경쟁 규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 펀드협회 BVI도 자본시장형 연금 확대에는 힘을 실었지만, 국가가 사적 시장에서 직접 상품을 제공하는 방식에는 반대했다.
한국 독자에게 이 사안은 유럽 장기 연금자금의 자본시장 이동 가능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TF와 펀드 중심의 장기 저축 제도는 글로벌 운용사와 증권 인프라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유럽 자본시장 흐름을 보는 지표가 된다.
다만 가상자산 시장으로의 직접 유입 규모나 경로는 별도로 확인되지 않았다. 독일 사적연금 개편 상품은 2027년 1월 1일부터 판매될 예정이며, 공적연금 개편안은 가을 처리 목표와 수정 가능성이 함께 제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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