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가축·육류 시장의 경쟁 집행을 강화하고 소형 가공업체의 주간 판매 통로를 넓히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낮은 사육두수와 높은 소고기 가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유통 구조와 가공시장 경쟁을 함께 손보려는 조치다.
백악관은 미국 현지시간 4일 '미국 육류 생산자를 위한 가축 시장 공정경쟁 촉진과 시장 접근 확대' 행정명령을 공개했다. 행정명령은 농무부에 패커스앤드스톡야즈법 위반 가능성 조사를 확대하고, 법무부와 공조해 반독점 집행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농무장관은 60일 안에 현재 집행 상황과 필요 자원, 향후 1년간 강화 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한다. 경쟁 집행은 대형 육류 가공업체의 불공정·차별·기만 행위와 가격 조작 가능성을 겨냥한다.
또 다른 축은 소형 가공업체의 판매 통로 확대다. 행정명령은 주 검사 시설과 소형 가공업체가 주 경계를 넘어 제품을 팔 수 있는 길을 넓히도록 했다. 대형 가공업체에 집중된 도축·가공 병목을 완화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행정명령은 △주 육류·가금류 검사 프로그램 △협동 주간 출하 프로그램 △탤매지-에이킨 협동 검사 프로그램 활용 확대를 명시했다. 소형·극소형 가공업체에는 기술 지원과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도축·가공 가능 시설 정보를 담은 웹 자원도 구축하도록 했다.
협동 주간 출하 프로그램은 일정 요건을 갖춘 주 검사 시설이 주 밖 상거래로 제품을 보낼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이번 명령은 완전히 새 제도를 만드는 방식보다 기존 검사·출하 틀의 참여 폭을 넓히는 성격이 강하다.
식품안전 기준은 별도로 유지된다. 백악관은 행정명령에서 미국 목장주가 고기를 도축·가공·포장해 주 경계를 넘어 팔 수 있게 하되, 식품안전 기준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판로 확대가 검사 완화와 같은 뜻은 아니라는 점을 분리해 적은 것이다.
로이터(Reuters)는 서명 직전 이번 명령이 소고기 원산지 표시와 관련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공개된 행정명령 본문은 의무 원산지 표시를 직접 다루지 않고, 반독점 집행과 기존 검사 프로그램 활용, 소형 가공업체 지원에 무게를 뒀다.
이번 조치는 미국 현지시간 8월 26일 소고기 관세할당 확대와도 구분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저율관세 대상 살코기 손질육 물량을 30만mt 늘리고, 이를 9월부터 11월까지 10만mt씩 세 차례 나눠 적용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8월 조치가 가격 부담 완화를 위한 수입 확대라면, 9월 4일 명령은 국내 유통과 경쟁 구조를 다루는 정책이다. 두 조치는 모두 소고기 가격과 공급 부족을 배경으로 하지만, 정책 수단은 수입 확대와 국내 경쟁 집행으로 갈린다.
백악관은 8월 26일 자료에서 미국 소 사육두수가 75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농무부가 올해 소고기 생산이 2025년보다 약 4% 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사육 기반 축소와 가공 단계 집중이 겹치면서 소비자 가격 부담이 커졌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업계 반응은 엇갈렸다. 전미소고기생산자협회(NCBA)는 8월 28일 성명에서 가축 시장 경쟁 확대와 소형·지역 가공업체 지원에는 동의한다고 밝혔다. 다만 연방 식육검사와 식품안전 기준을 약화하는 방식에는 반대했다.
알-캘프 유에스에이(R-CALF USA)는 수입 확대에 반대했다. 이 단체는 8월 21일 성명에서 수입 확대가 미국 내 사육두수 회복 신호를 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고, 소비자가 미국산과 수입산을 구분할 수 있도록 의무 원산지 표시를 복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쟁 단속은 이미 진행 중인 사안이다. 미국 법무부는 5월 7일 애그리 스탯츠(Agri Stats)가 육류 가공업체 사이에서 가격·생산·비용 관련 민감 정보를 교환했다는 사건과 관련해 합의안을 냈다고 밝혔다. 농무부와 법무부도 2025년 9월 농산물 경쟁 감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명령의 실제 효과는 농무부 후속 보고와 예산, 규정 정비에 달려 있다. 행정명령은 농무부가 60일 안에 집행 강화 계획과 주간 판로 확대 장벽을 보고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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