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조업 일자리가 지난해 1월 이후 7만5000개 줄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후보로 나서지 않는 첫 전국 단위 선거인 11월 중간선거를 두 달 앞두고, 블루칼라 지지층인 노동조합 표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이 감소분은 제조업 전체 고용의 0.6%에 해당한다. 미 농무부(USDA) 통계 기준 지난 7월 식품 물가는 전년 대비 3.0% 올랐다. 트럼프 2기 들어 연방정부 일자리도 약 40만개 줄었는데, 이 중 다수가 노동조합이 조직된 일자리였다고 포춘은 7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노동조합 가입률은 지난해 10.0%로 1983년 20.1%에서 40여년간 낮아졌다. 노조 가입자는 약 1470만명이고, 공공부문 가입률(32.9%)이 민간부문(5.9%)보다 훨씬 높다.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네바다는 노조 투표자 비율이 전국 평균(10%)을 웃도는 경합주로, 이들 지역 표심이 하원·상원 다수당 향방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고 포춘은 분석했다.
노조원 다수는 1970~1980년대 뉴잉글랜드와 오대호, 오하이오, 서펜실베이니아 일대의 '대탈산업화'를 직접 겪은 세대다. 1960년대만 해도 민주당에 대한 노동조합의 지지는 압도적이었지만, 1970년대 이후 이른바 '레이건 혁명'을 거치며 백인 블루칼라 유권자층의 보수화가 진행됐다고 포춘은 짚었다. 2024년 대선에서도 노조원 다수는 여전히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지만, 과거보다는 지지 폭이 좁아졌다는 평가다.
◇ 노동계 반발과 법원 판단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3월 행정명령으로 연방 공무원 단체교섭협약 해제를 추진했다. 미국공무원연맹(AFGE)은 "수백만 연방 노동자의 단체교섭권을 불법으로 박탈했다"고 반발했다.
올해 독립 중재인은 행정부의 노동협약 회피 시도 일부에 대해 노조 손을 들어줬고,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은 지난 6월 행정부가 연방 노동조합 선거를 통제하려 한 시도를 무효로 판결했다. 법원과 중재 절차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리면서 행정부의 노동정책 추진력도 시험대에 올랐다는 해석이 나온다.
◇ 엇갈리는 전문가 진단
관세 정책이 제조업 고용 회복으로 이어지느냐를 두고 전문가 진단은 엇갈린다. 경제학자 로라 벨트캠프(Laura Veldkamp)는 지난 7월 관세가 해외 저임금 노동의 가격 우위를 없애면서 일부 미국 제조사의 수익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무디스 애널리스트 마크 잔디(Mark Zandi)는 같은 달 분석에서 제조업이 미국으로 돌아와도 자동화와 로봇화로 신규 고용 창출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봤다. 첨단 제조 기술이 도입될수록 노동력 수요 자체가 줄고, 기술·방위항공 산업이 성장해도 고용 규모는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매사추세츠대 로웰캠퍼스 노동학자 로버트 포런트(Robert Forrant)는 "피로와 경계심이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업 감소와 물가 상승이 겹치며 쌓인 불만이 실제 투표율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포춘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노동조합 가구의 지지율이 낮아지는 신호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물가를 낮출 구체적 계획을 아직 내놓지 않았다. 관세로 일부 제조사 수익성이 개선돼도 소비자 물가 인하로 이어지는 경로는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메시지에 대한 국정 지지율 하락 흐름과 같은 맥락에서 나온 진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캠페인에서 물가 인하와 제조업 부활, 노동자 권리 존중을 공약했지만, 2025~2026년 실제 지표는 제조업 일자리 감소와 연방 공무원 단체교섭권 제한, 여전히 높은 물가로 나타났다.
한국 제조업체의 미국 내 자동차·반도체 조립 투자도 관세 정책 변화에 영향을 받는 구조다. 미국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 구매력이 낮아지면 한국의 대미 수출 수요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11월 중간선거에서 상원과 하원의 통제권이 바뀔 경우 통상 정책 방향도 재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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