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예외 매출 25%·겸직 3분의 1로 객관화

| 김민준 기자

자회사 중복상장 예외 기준을 매출 25% 미만과 임원 겸직 비율 3분의 1 미만으로 구체화하고, 모든 자회사 상장에 모회사 주주 동의와 공모주 우선 배정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는 개정안이 중복상장 예외 기준을 명확히 하고 기존 모회사 주주 보호 장치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전했다.

개정안은 종속회사 또는 계열회사 매출이 모회사 매출의 25% 미만이고 임원 겸직 비율이 3분의 1 미만인 경우 등 실질적인 독립 경영이 가능한 때에만 중복상장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한국거래소의 정성적 판단이 중복상장 허용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기준으로 작용했다. 이번 개정안은 매출과 임원 겸직 비율을 수치로 제시해 심사 기준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지난달부터 중복상장 관련 개별 심사를 강화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개정안은 이 같은 지적에 대응해 예외 요건을 법률에 담는 방식이다.

또 일반 자회사와 저비중 회사를 포함한 모든 자회사 상장에 모회사 주주의 동의를 받도록 했다. 현행 거래소 규정은 물적분할을 제외한 중복상장에 모회사 주주 동의를 의무화하지 않지만, 개정안은 적용 범위를 넓혔다.

동의 방식은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정했다.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을 모두 얻도록 해 상법상 영업 양도·양수에 적용되는 의결 기준과 맞췄다.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에 적용되는 기존 ‘3%룰’도 개정안 설명에 포함됐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 의결권을 3%로 제한하고, 참석 지분 과반과 전체 의결권 4분의 1 이상 동의를 받는 방식이다.

주주 보상 방안으로는 신규 상장사의 공모주식 50% 이상을 기존 모회사 주주에게 우선 배정하거나 할인 배정하도록 했다. 자회사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이 아니라 상장 과정에서 기존 주주가 공모 물량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상 장치를 둔 내용이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복상장으로 인한 소액주주 피해를 방치해서도 안 되지만 모호한 규제로 정상적인 기업의 성장과 자금조달까지 가로막아서도 안 된다”며 “기업에는 경영 자율성과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고, 주주에게는 자회사 상장의 결정권과 실질적 보상을 보장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자금조달 자율성과 모회사 주주 보호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앞서 모회사 일반주주의 권익을 고려하지 않는 중복상장을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때 모회사 주주 보호 절차를 강화한 제도는 주주 영향평가와 주주보호 방안 마련, 주주 의사 확인, 이사회 결의와 공시 등을 요구한다.

중복상장은 상장된 모회사가 지배하는 자회사를 별도로 증시에 상장하는 구조다. 자회사에는 독립적인 자금조달 창구가 생기지만, 모회사 일반주주 입장에서는 핵심 사업 가치가 분리 평가될 수 있어 이해 충돌 우려가 제기돼 왔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모회사 일반주주의 권익을 고려하지 않는 ‘비대칭적 중복상장’을 엄격히 제한하겠다고 밝힌 내용도 이번 법안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개정안은 거래소 규정과 가이드라인에 담긴 주주 보호 원칙을 자본시장법에 반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만 주주 동의 절차를 모든 자회사 상장으로 확대하면 기업의 상장 전략과 자금조달 과정에 추가 절차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기존 모회사 주주에게는 자회사 상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이해 충돌을 사전에 판단할 권한과 공모주 참여 기회가 부여된다.

안 의원은 9일 법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법안의 구체적인 심사와 처리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

기록이 투자를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