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금전재산을 신탁해 수익증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부동산·미술품·지식재산권 등 다양한 자산을 토큰증권(STO)으로 발행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은 8일 비금전재산을 신탁한 경우에도 수익증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이 의원이 내놓은 ‘신탁업 혁신 5법’ 가운데 하나로, 오는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신탁업자가 금전신탁 계약에 따라 수익증권을 발행하는 경우만 허용하고 있다. 부동산·미술품·지식재산권처럼 현금이 아닌 재산을 신탁해 수익증권을 발행할 일반적인 법적 근거는 부족했다.
사업자들은 그동안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이나 자산유동화법을 활용해 비금전재산 기반 상품을 내놓았다. 다만 규제 샌드박스는 적용 기간에 제한이 있고, 자산유동화법을 활용할 때는 자산보유자의 자격 등 별도 요건을 충족해야 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도 2024년 11월 비금전재산 신탁 수익증권 발행을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당시 법안은 법안심사소위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이번에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유사한 법안을 내놓으면서 입법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
정무위원회 관계자는 “시장을 활성화하는 내용이고, 여야 이견이 없어 소위를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는 법안 처리 가능성에 대한 관계자의 견해로, 실제 제도 변화로 이어지려면 정무위 전체회의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이규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규제 샌드박스나 자산유동화법상 자산보유자의 요건 관련 제한 없이 일반적으로 비금전 신탁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며 “신탁 수익증권 방식을 이용한 토큰증권의 활용 가능성이 일반화된다”고 말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존 우회 구조에 의존했던 상품 발행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비금전재산 신탁 수익증권은 신탁재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한 권리를 표시한 증권이다. 이를 토큰 형태로 발행하면 부동산·미술품·음원 저작권·특허 로열티 등 다양한 자산을 조각투자 상품으로 구성할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진다.
시장에서는 미술품·부동산·음원 저작권과 특허 로열티 등이 토큰화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비상장주식과 사모사채, 사모 머니마켓펀드(MMF) 등 전통 금융자산도 토큰화 대상이 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4일 토큰증권 정책방향을 공개하며 2027년 2월 4일 제도 시행과 함께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MMF·사모사채, 신탁 방식의 비상장주식, 공모 조각투자증권을 1단계 토큰화 대상으로 제시했다.
금융위는 이후 공모증권으로 토큰화 범위를 넓히고, 스테이블코인 등을 활용한 온체인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는 단계적 계획도 제시했다. 2·3단계의 구체적인 시행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토큰증권의 적용 범위를 채권·펀드·비상장주식 등 전통 금융상품으로 넓히는 정책 방향은 이번 개정안과 맞닿아 있다. 금융상품 중심의 1단계 토큰화와 비금전재산 기반 조각투자 상품 확대가 별도 법 개정 논의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토큰증권은 분산원장을 기반으로 발행·관리되는 증권을 뜻한다. 이번 개정안은 토큰증권 제도 시행 자체보다 토큰증권으로 발행할 수 있는 기초자산의 범위를 넓히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법안은 오는 15일 정무위 법안심사 제1소위에서 논의된 뒤 정무위 전체회의와 국회 본회의 심사를 거치게 된다. 토큰증권 제도는 관련 법안과 하위법규 정비, 인프라 구축을 거쳐 2027년 2월 4일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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