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음의 괴리율이 관리기준을 처음 넘은 뒤 금융당국이 관련 규정을 정비하기까지 72일이 걸렸다. 개정 규정은 음의 괴리율을 절댓값으로 산정하고 8월 19일부터 시행됐다.
한국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PLUS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는 6월 1일 시장가격 1만3200원, 지표가치(iNAV) 1만3620.70원을 기록했다. 괴리율은 -3.08%였다.
괴리율은 ETF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NAV)의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다. 음의 괴리율은 시장가격이 순자산가치보다 낮은 상태를 뜻한다.
당시 음의 괴리율 초과 사실은 공시됐지만 투자유의종목 적출 기준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기존 규정에 음의 괴리율을 절댓값으로 계산한다는 문구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토대로 한 분석에서는 6월 8일과 7월 2일, 7월 31일에도 음의 괴리율 초과 사례가 발생했다. 7월 31일 사례 2건은 당시 적출 기준인 6% 이상이었지만 적출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원회는 8월 12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업무규정 개정안’을 승인했다. 개정안은 음의 괴리율을 절댓값으로 산정하고, 증권사의 괴리율 관리의무 기준을 국내 상품은 3%에서 2%, 해외 상품은 6%에서 5%로 낮췄다.
개정안은 8월 18일 확정됐으며 8월 19일부터 시행됐다. 금융위원회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거래 과열과 괴리율 확대에 대응해 유동성공급자(LP)의 관리 의무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유의종목 지정 절차는 기존 ‘적출→지정예고→지정’ 3단계에서 ‘적출 및 지정예고→지정’ 2단계로 줄었다. 괴리율이 새 관리기준의 2배를 넘으면 적출과 지정예고가 함께 이뤄진다.
같은 기준 초과가 이어지면 최단 2거래일 안에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고의·중과실 또는 상습적으로 관리의무를 위반한 LP는 신규 유동성 공급업무가 제한될 수 있다.
괴리율은 시장가격이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이는 동안 지표가치와 차이가 벌어지면서 발생한다. 금융위원회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서 수급 불균형이나 유동성 부족으로 괴리율이 확대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6월 1일 공시에서는 장 마감 동시호가 시간대에 LP의 호가 제시가 원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원인으로 제시됐다. LP는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해 거래를 돕고 시장가격이 지표가치에서 과도하게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5월 27일 국내 시장에 처음 상장됐다. 금융위원회는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 16종목과 상장지수증권(ETN) 2종목이 출시된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이들 상품이 특정 종목에 손익이 집중되고 장기 보유 때 음의 복리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도 안내했다. 기초자산의 일별 등락을 배율로 추종하는 상품 특성상 보유 기간이 길어질수록 단순 배수와 누적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음의 괴리율을 기록한 상품 가운데 투자유의종목 지정예고나 지정으로 이어진 반복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기존 제도가 2020년 국제유가 급락 당시 나타난 양의 괴리율 문제를 중심으로 설계되면서 음의 괴리율이 규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 측은 거래소가 음의 괴리율 초과 사실을 공시해왔던 만큼 관리대상 반영이 늦어진 경위를 국정감사에서 확인하겠다고 주장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의 별도 해명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개정으로 음의 괴리율도 양의 괴리율과 같은 방식으로 관리 기준에 포함됐다. 금융당국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책과 괴리율 관리 강화 내용은 앞서 보도된 ETF·ETN 관리기준 강화 조치와 이어지며, 개정 규정은 8월 19일부터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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