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에서 고성능 인공지능(AI) 개발사의 안전관리와 사고 보고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하원이 11월 중간선거 전 휴회할 예정이어서 법안 심사와 처리 일정은 제한적이다.
마이크 존슨(Mike Johnson) 미국 하원의장은 이번 주 이후 중간선거가 끝날 때까지 하원을 휴회시킬 예정이다. 하원 의회 일정에도 9월 회기 이후 중간선거 전까지 정규 입법 일정이 제한적으로 잡혀 있다.
논의의 계기는 AI 업계 내부의 안전 경고다.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앤트로픽 최고경영자는 12일 공개 글에서 “AI 모델의 능력 향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프런티어 AI의 안전 검증과 개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회사가 공개한 책임 있는 확장 정책과 프런티어 안전 로드맵에는 고성능 AI의 보안·정렬·위험 완화 체계가 담겼지만, 이는 기업의 자율적 안전조치로 연방 법률과는 별개다.
오픈AI도 의회와의 협력을 공식화했다. 크리스 리헤인(Chris Lehane) 오픈AI 최고글로벌업무책임자는 9일 회사 글에서 ‘역량 기반’ 국가 AI 안전 규제를 의회와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안전 위험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면 개발이나 배포를 늦추거나 중단할 수 있다는 원칙도 제시했다. 업계의 자율 안전정책과 의회의 법률 제정이 동시에 논의되는 구조다.
하원에는 초당적 AI 규제 법안이 이미 제출됐다. 제이 오벌놀티(Jay Obernolte) 공화당 하원의원과 로리 트라한(Lori Trahan) 민주당 하원의원이 7월 23일 발의한 ‘프런티어 위험 감독·국가 투명성·독립 평가·보고법(FRONTIER Act·H.R. 9925)’이다.
법안은 고성능 AI 개발사에 모델 카드, 위험관리 체계, 독립 감사, 사고 보고를 요구한다. 모델의 성능과 위험 정보를 공개하고, 독립적인 평가와 중대한 사고 보고를 제도화하는 내용이다.
H.R. 9925는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와 과학·우주·기술위원회에 회부됐다. 미 정부출판국 법안 기록에는 법안이 7월 23일 발의돼 두 위원회에서 심사를 받도록 회부된 것으로 기재돼 있다.
법안 발의는 입법 절차의 시작일 뿐 연방 AI 규제의 확정을 의미하지 않는다. 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처리, 상원 동의, 대통령 서명 등 추가 절차가 남아 있다.
상원에서도 존 튠(John Thune) 공화당 원내대표와 에이미 클로버샤(Amy Klobuchar) 민주당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Ted Cruz) 공화당 상원의원이 별도 법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13일 기준 정식 발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규제 속도를 둘러싼 입장 차이도 남아 있다. 존슨 하원의장은 긴급 입법이 미국의 대중국 AI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장했다.
반면 루벤 갤레고(Ruben Gallego) 민주당 상원의원은 AI 위험이 현실화된 뒤 대응하는 방식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의회와 업계가 즉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입장은 AI 안전 확보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입법 속도와 경쟁력 사이의 우선순위에서 차이를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AI 경쟁에서 중국을 앞서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면서도 안전장치 논의를 배제하지는 않았다. 행정부가 지지할 규제안과 의회 내 최종 합의는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미국에서 확인된 변화는 AI 기업의 안전 요구와 하원 법안 발의다. 새로운 연방 AI 규제가 통과된 것은 아니며, 다만 H.R. 9925가 중간선거 전 위원회 심사로 이어질지는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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