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계좌 2만8700건 거래, 의원보다 29% 많았다

| 이준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투자계좌에서 17개월간 약 2만8700건의 주식·증권 거래가 이뤄졌다. 같은 기간 미국 상·하원 의원 전체가 신고한 거래 건수보다 약 6500건 많다.

블룸버그는 공개 재산신고 자료를 분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25년 이후 2026년 6월까지 계좌에서 약 2만8700건의 거래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미 의회 의원 전체 거래 건수는 약 2만2200건으로 집계됐으며, 트럼프 대통령 계좌의 거래가 약 29% 많았다.

계좌 규모는 최소 8억5800만달러(약 1조1669억원)로 추산됐다. 약 1600개 기업의 주식과 증권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공개 자료만으로 각각의 거래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는지, 외부 자산운용사가 집행했는지는 구분하기 어렵다. 거래 주체에 따라 대통령의 직접적인 투자 판단 여부에 대한 해석도 달라질 수 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가족이 개별 종목이나 거래 시점을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외부 자산운용사들이 지수 추종 방식으로 계좌를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수 추종 방식은 특정 지수의 구성 종목과 비중을 따라 자산을 운용하는 방식이다. 여러 종목을 직접 사고파는 직접 지수화 전략을 활용하면 일반적인 펀드 투자보다 거래 건수가 늘어날 수 있다.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원들의 개별 주식 거래 제한을 지지해왔다는 점에서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서 주식거래 제한 법안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미 하원은 7월 의원과 배우자, 부양 자녀가 개별 주식을 새로 매수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대통령과 부통령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조시 홀리 공화당 상원의원이 대통령과 부통령까지 거래 제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반발한 사실도 형평성 논란을 키웠다. 의회 의원의 거래는 제한하면서 대통령의 투자계좌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지적이다.

하원 법안은 의원과 가족의 신규 개별 주식 매수를 제한하지만 기존 보유 주식의 처리와 대통령 계좌 규제 문제까지 해결하지는 못한다. 상원 처리 일정과 최종 법률 확정 여부도 정해지지 않았다.

공직자의 개별 주식 거래를 둘러싼 여론은 규제 강화에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이코노미스트·유고브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약 4분의 3이 선출직 공직자의 개별 주식 거래 제한에 찬성했다.

브라이언 스테일(Brian Steil) 공화당 하원의원은 관련 법안을 설명하며 “주식을 거래하고 싶다면 월스트리트로 가야지, 의사당으로 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공직자가 정책 결정과 개인 투자 사이의 이해충돌을 피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 사안은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 등 가상자산 시장보다 미국 정치권의 이해충돌과 공직자 투자 규제 범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정 가상자산 가격이나 거래소 유동성에 직접 영향을 줬다는 자료는 제시되지 않았다.

본지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 공개와 하원 의원 개별 주식 매수 제한 논쟁을 보도했다. 당시에도 하원 통과 이후 상원 처리 일정과 최종 법률 확정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상원 처리 일정과 대통령·부통령의 거래 제한 적용 대상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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