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이 개인지갑과 관련된 가상자산 거래를 위험에 따라 더 깊이 점검하는 방안을 지침 초안에 담았다. 다만 새 송금 의무를 부과하는 규칙은 아니다.
FCA는 2026년 10월 23일 금융범죄 지침 개정 협의문서 CP26/38을 공개하고, 초안 FCG 3.2.8항에서 개인지갑 즉 비수탁형 지갑과 관련된 거래에 강화된 실사를 적용하는 것을 '모범 사례'로 제시했다. 비수탁형 지갑은 거래소 같은 사업자에게 자산 보관을 맡기지 않는 지갑을 뜻한다. 강화된 실사는 일반 거래보다 더 깊이 들여다보는 확인 절차다. 개인지갑에서 영국 내 가상자산 사업자로 코인을 보내는 경우, 받는 쪽 기업이 해당 이체를 어떻게 점검하는지가 이 예시의 대상이다.
초안은 기업이 자금세탁·테러자금 조달 위험을 평가하고, 위험이 높다고 판단한 고객이나 거래에 강화된 실사를 적용하도록 설명한다. 개인지갑에서 자금이 들어온 거래도 그 예시에 포함된다.
점검 도구를 쓰는 방식에도 기준이 붙었다. FCA는 외부 업체의 기술이 매긴 위험 점수나 판단의 근거를 기업이 설명·입증하지 못하는 경우를 '나쁜 관행'으로 분류했다. 거래 단계(홉) 수를 위험과 무관하게 정해 두고 기계적으로 추적하는 방식도 같은 범주다. 외부 점수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기업이 판단 근거를 갖추라는 취지다.
이번 협의안은 영국의 기존 가상자산 규제와도 구분된다. 영국은 2023년 9월 1일부터 트래블 룰을 적용해 가상자산 사업자가 이체의 송신인·수신인 정보를 수집·검증·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FCA는 이번 문서가 기존 기대치를 명확히 하는 것이며, 제3자 공급업체를 쓰더라도 준수 책임은 기업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법적 효력은 제한적이다. FCA는 금융범죄 지침이 새 규칙이나 요건을 부과하지 않으며, 기업이 지침과 다르게 운영한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FCA 규칙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기업이 효과적인 통제를 마련할 때 지침을 읽고 검토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협의 대상은 가상자산 사업자를 비롯해 FCA의 금융범죄 감독을 받는 기업 전반이다. 영국은 별도로 가상자산 사업자의 인가가 필요한 활동과 시행 일정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문서는 인가 범위가 아니라 기업의 금융범죄 통제 방식을 다룬다.
FCA는 2026년 12월 24일까지 의견을 받은 뒤 정책 성명에서 피드백과 최종 지침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협의문서에서 밝혔다. 최종 지침의 발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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