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혁신위원회(Crypto Council for Innovation·CCI)가 온체인 금고 운영자의 자산 통제 정도를 증권법 적용 기준으로 삼자고 제안했다. 운영자가 투자 선택과 자금 흐름에 더 많은 재량을 행사할수록 규제 근거가 강해진다는 내용이다.
CCI는 29일 SEC에 238쪽짜리 언더 컨트롤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는 증권법과 투자회사법, 투자자문업법을 각각 검토한 업계 제안으로, SEC가 확정한 규정은 아니다.
온체인 금고는 이용자가 맡긴 가상자산을 스마트계약에 모아 대출·보유·파생상품 전략 등에 배분하는 구조다. 예치자는 자신의 몫을 나타내는 토큰을 받는다.
◇ 통제권으로 금고 구조 구분
같은 금고라도 자산 배분이 미리 정해진 코드에 따라 이뤄지는지, 운영자가 나중에 바꿀 수 있는지에 따라 구조가 달라진다. 보고서는 운영자와 예치자 양쪽의 권한을 함께 살피자고 제안했다.
운영자 쪽에서는 투자 대상과 실행 방식, 운영 규칙, 자산 처분에 개입할 권한을 따진다. 운영자가 예치 뒤 금리나 자산 배분을 재량으로 바꿀 수 있는지도 판단 요소다.
예치자 쪽에서는 운용 전략을 이해하고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지, 변경 사실을 미리 통보받는지 살핀다. 변경된 조건에 동의하지 않을 때 자산을 인출할 수 있는지도 포함된다.
CCI는 운영자가 예치 뒤에도 금리나 자산 배분을 바꿀 수 있다면 증권법 적용 근거가 강해진다고 봤다. 반대로 코드가 변경을 막고 예치자가 운용 내용을 확인해 독자적으로 인출할 수 있다면 사람의 판단에 의존하는 정도가 낮아진다는 입장이다.
보고서가 모든 금고를 규제 밖에 두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코드가 운영자의 권한을 실제로 제한하는지와 예치자가 그 구조에 대응할 수 있는지를 금고별로 판단하자는 제안이다.
◇ 투자회사·자문업·수탁 규정도 검토
투자회사법상 투자회사에 해당하는 금고에는 ETF 규제 경로를 참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ETF도 일반 규칙이 마련되기 전 개별 면제 명령을 받아 운영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개별 면제를 검토할 때는 실시간 온체인 공개, 초과 담보 유지, 코드로 보장되는 인출권, 독립적인 코드 감사와 책임 주체를 조건으로 제시했다. 보고서 요약본은 이 투자자 보호 조건을 정리했다.
투자자문업 등록 여부는 금고를 만든 사람과 자산 운용 결정을 내리는 사람의 역할을 나눠 살펴야 한다고 봤다. 유가증권에 관한 조언을 보수를 받고 업으로 제공하는지를 판단 기준으로 제시했다.
수탁 여부도 개인키 보유만으로 결론 내리지 말고, 운영자가 예치 자산을 승인된 범위 밖으로 옮길 실질적 권한이 있는지 따져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헤스터 피어스(Hester M. Peirce) 전 SEC 위원은 7월 22일 성명에서 “증권법 적용 대상인 활동을 온체인으로 옮긴다고 일반적으로 법 적용을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피어스는 금고의 자산 배분 방식이 변경 불가능한 코드부터 사람의 전적인 결정까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본지는 플룸이 온체인 볼트의 역할을 나눠 운영자와 토큰 발행자만 규제 대상으로 삼자고 SEC에 제안한 사례를 보도했다. CCI 보고서는 역할을 일괄 지정하기보다 운영자의 실제 권한과 예치자의 대응 수단을 중심으로 금고를 평가하자는 내용이다.
CCI는 SEC에 금고별 면제 신청을 심사할 지침을 마련하고, 이후 공통 규칙을 검토해 달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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