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4일 규제유연성법(RFA)상 ‘소규모 주체’ 기준을 높였다. 투자자문사의 규제상 운용자산 기준은 2500만달러(약 336억원) 미만에서 10억달러(약 1조3440억원) 미만으로 바뀌었다. 등록 투자회사와 사업개발회사(BDC)의 펀드 순자산 기준은 5000만달러(약 672억원) 이하에서 100억달러(약 13조4400억원) 이하로 조정됐다.
RFA는 연방기관이 규칙을 만들 때 소규모 사업체 등에 미칠 경제적 영향을 살피도록 한 법이다. 새 정의는 SEC가 향후 규칙 제정 과정에서 영향 분석 대상으로 삼을 자문사와 펀드의 범위를 정하는 데 쓰인다.
소규모 주체로 분류돼도 이번 개정만으로 개별 회사의 규제 의무나 투자자 보호 요건이 자동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SEC 등록 기준도 그대로다.
SEC는 투자자문사 등록·보고 양식인 Form ADV를 새 분류에 맞게 정비했다. 전자 제출이 어렵다며 면제를 신청하는 일부 소규모 자문사의 관련 절차 조항도 개정했다.
펀드 규모는 개별 펀드의 자산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같은 ‘투자회사 가족’에 속한 펀드의 순자산을 합산하며, 합산 대상 기준은 기존 ‘관련 투자회사 그룹’에서 Form N-CEN에 쓰이는 투자회사 가족 기준으로 바뀌었다.
자문사 정의에 있던 총자산 500만달러(약 67억2000만원) 미만 요건은 삭제됐다. 계열 자문사와의 지배·피지배 관계 기준은 새 운용자산 문턱에 맞춰 조정했다.
SEC는 새 운용자산 기준이 자문사 수로는 약 75%를 포괄하지만, 이들이 관리하는 자산은 업계 전체 규제상 운용자산의 3%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수와 자산 규모를 각각 기준으로 보면 새 문턱이 포괄하는 범위가 다르다는 뜻이다.
SEC가 제시한 2025년 12월 자료에서는 순자산 105억9000만달러(약 14조2330억원) 이하인 펀드 가족에 속한 개별 펀드가 전체 펀드의 22.6%를 차지했다. 이들 펀드의 자산은 전체 펀드 자산의 2.1%였다.
SEC의 자문사·펀드 소규모 주체 기준은 1982년 도입돼 1998년 마지막으로 개정됐다. 이번 개정은 자산운용업의 성장과 대형사로의 자산 집중으로 기존 기준이 업계 규모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 제기 뒤 이뤄졌다.
2010년에는 SEC 등록 자문사의 운용자산 문턱이 1억달러(약 1344억원)로 높아졌다. 그러나 RFA상 소규모 자문사 기준은 2500만달러(약 336억원)에 머물러, SEC 등록 자문사 다수가 영향 분석 대상에서 빠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투자자문협회(Investment Adviser Association)는 2026년 3월 의견서에서 자문사 기준을 10억달러로 높이는 방안을 지지했다. 업계 규모를 반영한 기준이라는 입장이었다.
반면 Better Markets는 자문사 10억달러와 펀드 100억달러까지 소규모로 분류하면 실제 작은 업체에 대한 RFA 분석의 초점이 흐려질 수 있다며 반대했다. 두 의견은 최종 규칙 채택 전에 제출됐다.
SEC는 공식 발표에서 기준 개정이 현재 시장에 맞춰 규칙을 현대화하고 불필요한 규제 부담을 줄이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영향 분석 대상을 넓혀 향후 규칙의 비용과 효과를 더 현실적으로 살피겠다는 취지다.
최종 규칙은 가상자산을 직접 언급하지 않는다. 이번 개정은 가상자산 관련 규정을 새로 정하거나 특정 가상자산 상품의 요건을 바꾸는 조치가 아니다.
규칙의 발효일과 준수일은 모두 연방관보 게재 후 90일이다. 2026년 11월 5일 현재 게재일이 확인되지 않아 달력상 발효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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