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가상자산 과세, 2027년부터 50% 할인 대신 물가연동

| 이도현 기자

호주 거주 개인의 가상자산 자본이득세(CGT) 계산 방식이 2027년 7월 1일부터 달라진다. 기존 50% 할인 대신 취득 원가를 물가 상승률에 맞춰 조정하고, 일부 자본이득에는 30% 최저세율을 적용한다.

호주 의회가 제정한 세법 개정법에 새 제도가 담겼다. 정부는 예산 설명 자료에서 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실제 이익에 과세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 기존 이익과 새 이익, 기준일로 나눠 계산

새 규정은 2027년 6월 30일을 경계로 기존 자산 가치 상승분을 나누는 방식이다. 일정 요건을 충족한 개인이 이날까지 보유한 자산은 6월 30일 직전 시가로 처분하고, 다음 날 같은 가격에 다시 취득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 간주 거래에서 계산한 손익은 실제 자산 처분 때까지 이연된다.

시가가 기본값이지만 법률은 정해진 안분 방식도 허용한다. 기준일 전까지 발생한 이익에는 종전 규정을, 이후 발생한 이익에는 새 물가연동 원가 조정 방식을 적용한다.

30% 최저세율은 호주 거주 개인의 모든 가상자산 이익에 일괄 부과되는 세율이 아니다. 법률은 정해진 손실과 공제 등을 반영한 뒤 남은 특정 자본이득을 대상으로 규정한다. 납세자 요건과 취득·처분 시점 등에 따라 실제 계산 결과는 달라진다.

비트코인(BTC) 등 투자 목적으로 보유한 가상자산은 매도뿐 아니라 다른 코인으로 교환할 때도 CGT 사건이 될 수 있다. 호주 국세청(ATO)은 거래별 취득·처분 날짜와 당시 호주달러 가치를 포함한 기록을 보관하도록 안내한다. 거래 내역과 취득 원가에 더해 기준일 자산 가치 자료도 세금 계산에 쓰일 수 있다.

◇ 퇴직연금 편입에는 별도 규정 적용

자기관리형 퇴직연금기금(SMSF)은 구성원이 직접 운용하는 호주의 퇴직연금기금이다. 물가연동 원가 조정은 요건을 충족한 개인·신탁의 자본이득 계산에 적용되며, 파트너십 이익 중 개인에게 귀속되는 자본이득도 개인 파트너의 계산에 반영될 수 있다. 30% 최저세율은 특정 자본이득을 얻은 호주 거주 개인에게 적용되고, 준수 중인 퇴직연금기금에는 별도 세제가 적용된다. 개인 보유 자산과 SMSF 자산은 세금과 관리 기준을 따로 살펴야 한다.

ATO는 요건을 충족한 퇴직연금기금이 12개월 이상 보유한 자산에서 발생한 자본이득의 3분의 1을 할인받을 수 있다고 안내한다. 이 할인은 개인에게 적용되던 50% 할인과 구분된다.

다만 개인 지갑의 비트코인을 SMSF 지갑으로 현물 이전할 수는 없다. ATO는 가상자산을 기금 구성원이나 관련자로부터 취득할 수 없다고 안내한다. 기금 자산은 구성원의 개인·사업 자산과 분리해야 하므로 별도 지갑을 사용해야 한다.

개인이 보유한 코인을 처분해 현금으로 옮기는 과정에는 CGT가 발생할 수 있다. SMSF 자금도 일반 투자계좌처럼 필요할 때 바로 꺼낼 수는 없다. ATO는 보존 연령에 도달해 은퇴하거나 65세가 되는 등 법정 인출 조건을 충족해야 퇴직연금을 인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 담보대출은 계약 구조에 따라 과세 달라져

비트코인을 담보로 현금을 빌리는 거래도 매도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CGT에서 자동 제외되지는 않는다. 자산의 소유권이나 통제권이 실제로 바뀌는지는 대출 계약과 실행 방식에 달려 있다.

ATO는 가상자산 대출·탈중앙화금융(DeFi) 거래에서 계약 조건과 실제 작동 방식을 살펴 CGT 사건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안내한다. 본인이 통제하지 않으며 같은 종류의 가상자산 잔액이 이미 있는 주소로 이전하는 구조라면 자산 이전 자체가 과세 사건이 될 수 있다.

코인텔레그래프(Cointelegraph) 매거진은 대출업체 Vield가 2025년 10월 27일자 ATO 사적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해당 해석은 특정 신청인과 거래 구조에만 적용되므로 다른 대출 상품이나 DeFi 거래에 같은 결론을 일반화할 수 없다.

담보 가격이 하락하면 추가 담보 요구나 강제 처분이 발생할 수 있고, 이자 비용도 계약마다 다르다. 대출로 현금을 마련하는 경우에도 세금 처리와 담보 위험은 별도로 살펴야 한다.

호주상공회의소(ACCI) 등 기업단체 네 곳은 2026년 6월 15일 공동성명에서 법안 심의가 성급하고 투자 유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대했다. 이 성명은 가상자산에 한정된 문제 제기가 아니라 기업 전반에 대한 우려를 담았다. 법률은 그 뒤인 6월 26일 제정됐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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