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COP31 의장단이 2035년까지 세계 최종 에너지 소비에서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을 35%로 높이자는 자발적 목표를 제시했다. 배터리 가격 하락과 저장설비 확대가 뒷받침되고 있지만, 서약은 전력망과 발전 시스템의 변화도 과제로 꼽았다.
의장단은 9월 21일 공개한 ‘35-by-35 세계 전력화 서약’에서 모든 정부에 참여를 요청했다. 문서는 참여국이 자국의 전력화 정책과 계획을 정할 권한을 유지한다고 명시했다.
35%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나 배터리 보급 비중이 아니다. 가정·건물·산업·수송 등 최종 사용 부문에서 소비하는 에너지 가운데 전기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특별보고서는 2025년 세계 최종 에너지 소비 중 전력 비중을 약 23%로 집계했다. 보고서의 고전력화 시나리오에서는 2035년 이 비중이 35%에 이른다. 현 추세가 그대로 이어지는 전망이 아니라 전력화 속도가 더 빨라지는 상황을 가정한 수치다.
교통 분야의 전력 비중은 현재 약 2%로 제시됐다. 고전력화 시나리오에서는 2035년 이 비중이 13%로 높아진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전기차가 늘어도 전체 차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작고, 장거리 항공·해운의 전기화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 배터리 가격 하락과 저장설비 확대
국제에너지기구는 2025년 평균 배터리 가격이 전년보다 8% 하락했다고 밝혔다.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의 세계 평균 가격은 2020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내려왔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니켈·망간·코발트계(NMC) 제품보다 평균 40% 이상 저렴했다. 국제에너지기구의 배터리 시장 분석에 담긴 수치다.
국제에너지기구의 세계 에너지 리뷰는 2025년 전 세계 배터리 저장설비 신규 설치 용량을 108GW로 집계했다. 전년보다 40% 늘었고, 신규 설비의 약 90%는 LFP 배터리였다. 세계 에너지 리뷰는 GW를 설비의 출력 용량 기준으로 제시했다.
미국 태양에너지산업협회(Solar Energy Industries Association·SEIA)와 Benchmark Mineral Intelligence는 2026년 2분기 미국 신규 에너지저장설비 설치량을 20.2GWh로 집계했다. 상반기 누적 설치량은 30.8GWh였다. 이는 미국 시장 수치이며, 저장된 에너지량을 나타내는 GWh와 설비 출력 용량인 GW는 직접 비교할 수 없다. 태양에너지산업협회 발표에 담긴 집계다.
◇ 전력망 증설과 발전원도 과제
배터리는 태양광·풍력 발전량과 전력 수요가 엇갈리는 시간대에 전기를 저장했다가 공급해 전력 공급 시점을 조정한다. 저장설비는 이런 변동을 완화하지만, 발전소와 소비자 사이에서 전기를 나르는 송·배전망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35년까지 예상되는 수요 증가에 대응하려면 전력망 용량을 최소 30% 늘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전력선 2500만㎞를 새로 설치하거나 교체하는 규모다. 전력망 보고서는 전력망 확충과 기존 설비의 효율적 활용이 함께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COP31 서약은 전력망·저장장치 투자를 위한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특히 개발도상국의 사업을 지원하는 방안도 담았다.
전력 사용 비중이 높아져도 전기를 어떤 에너지원으로 생산하는지에 따라 탄소 배출 효과는 달라진다. 그린피스 인터내셔널(Greenpeace International)은 전력화 목표를 긍정적인 첫걸음으로 평가하면서 재생에너지 확대와 화석연료 감축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Beyond Fossil Fuels도 화석연료 발전에 의존한 전력화가 탈탄소화를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배터리 가격 하락이 이어질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국제에너지기구는 LFP 배터리 가격 수준의 지속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고, 양극재 생산업체 상당수가 손실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COP31이 11월 9일부터 20일까지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열린다고 안내했다. 회의 일정과 장소는 참가자 안내에 공개돼 있다.
서약 문서는 참여국들이 국제에너지기구와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의 기존 보고 체계를 활용해 공동 진척을 점검하는 방안을 합의하겠다고 명시했다. 전력화 목표의 이행은 참여와 점검 방식, 전력망·저장장치 투자, 전력 생산원의 변화와 함께 다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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