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이끄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가 9억 달러(약 1조 2,900억 원)로 평가받는 기업가치를 기반으로 6억 5,000만 달러(약 9,400억 원)의 자금을 새롭게 유치했다. 이는 2년 전 시리즈 D 투자 당시 대비 기업가치가 두 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인공지능(AI)과 생명과학이 융합되는 미래 기술 영역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한다.
이번 시리즈 E 라운드에 참여한 투자사에는 세쿼이아 캐피탈, 라이트스피드, 그리고 오픈AI 최대 투자자 중 하나로 알려진 스라이브 캐피탈 등이 포함됐다. 뉴럴링크는 해당 자금을 차세대 뇌 임플란트 장치 개발과 임상 접근성 확대 등 핵심 프로젝트에 투입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더 많은 엔지니어를 채용하고, 임상시험을 확대해 장치의 의료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뉴럴링크는 현재 ‘N1’이라는 뇌 삽입형 기기의 임상 사용을 시작한 상태다. 이 장치는 환자의 뇌에 직경 약 동전 크기의 장치를 이식한 후, 1,024개의 초미세 전극을 통해 신경 신호를 읽어 전자 장치와 상호작용하도록 한다. 무선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와 커스텀 반도체가 탑재된 N1은 사지마비 환자가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게 한다.
해당 장치는 로봇 수술 시스템인 R1을 통해 이식된다. R1은 총 5개의 광학 장비와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뇌 구조를 분석하고, 근적외선 기반의 광간섭단층촬영(OPT) 기술을 활용해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
현재 N1은 5명의 환자에게 이식 사용 중이며, 뉴럴링크는 시력 회복과 언어 기능 복원을 위한 추가 임플란트 2종도 개발 중이다. 이들 신제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혁신 의료기기 프로그램(Breakthrough Devices Program)'에 등록돼 있어, 규제 심사가 신속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뉴럴링크와 경쟁 중인 싱크론(Synchron)은 제프 베이조스의 비영리 투자사 ‘베이조스 익스피디션’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 있으며, 기존 뉴럴링크 방식보다 덜 침습적인 방식의 장치를 10명의 환자에게 적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엔비디아(NVDA)의 AI 기술을 활용해 장치의 반응 속도를 개선하고 있으며, 애플(AAPL)과 협력해 생각만으로 아이폰을 제어하는 기능도 준비 중이다.
또한 스타피시 뉴로사이언스(Starfish Neuroscience)는 올해 말까지 자사 첫 뇌 임플란트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더버지에 따르면, 스타피시의 장치는 뉴럴링크 N1보다 작고, 별도의 전원이 없이 구동된다.
생명과학 분야에서 ‘신경 인터페이스’ 기술이 차세대 의료 혁신을 견인할 핵심 요소로 부각되면서, 뉴럴링크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다시 한번 주목받게 됐다. 특히 AI와 헬스케어가 융합되는 시점을 선점하려는 글로벌 자본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뉴럴링크의 행보는 인공지능의 의료 분야 적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