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현장의 번아웃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선 AI 스타트업 어브리지(Abridge)가 새로운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받고 있다. 의료용 AI 필기 보조 솔루션을 제공하는 이 스타트업은 최근 진행된 시리즈 E 투자 라운드에서 3억 달러(약 4,320억 원)를 조달하며 기업 가치를 53억 달러(약 7조 6,320억 원)로 끌어올렸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실리콘밸리 대표 벤처캐피털 안드리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가 주도했으며, 코슬라 벤처스(Khosla Ventures)도 참여했다. 어브리지는 지금까지 누적 7억 5,750만 달러(약 1조 906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하며 의료 분야 AI 스타트업 중 선두권에 올라섰다.
어브리지는 병원 진료실에서 이루어지는 의사와 환자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이를 자동으로 문서화하는 기술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의사들은 근무 외 시간을 줄일 수 있으며, 번아웃을 유발하는 행정 업무 부담도 완화된다. 어브리지의 공동창업자 겸 CEO인 시브 라오(Shiv Rao) 박사는 “의료 산업이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하는 속도는 타 산업에 비해 훨씬 빠르다”며, “우리는 헬스케어의 실질적인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의료 기록 자동화 시장에서는 나블라(Nabla), 코드메트릭스(CodaMetrix), 리가드(Regard), 프리드(Freed) 등도 주목할 만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나블라는 최근 시리즈 C 라운드에서 7,000만 달러(약 1,008억 원)를 확보해 총 1억 1,470만 달러(약 1,652억 원)의 누적 투자를 받았으며, 코드메트릭스는 9,500만 달러(약 1,368억 원), 리가드는 8,142만 달러(약 1,172억 원), 프리드는 3,000만 달러(약 432억 원)를 각각 조달한 바 있다.
시장 전반적으로 AI와 헬스케어가 융합된 분야에 대한 투자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2024년 관련 분야에 유입된 자금은 총 75억 달러(약 10조 8,000억 원)에 달했으며, 2025년에는 상반기 기준으로만 56억 달러(약 8조 600억 원)이 투자돼 연간 기준 전년도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의료 업무의 혁신을 이끌며, 해당 기술에 대한 투자도 가속화되고 있다. 환자 및 의사 모두의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병원의 운영 효율성까지 개선할 수 있는 이 기술이 앞으로 의료 시스템 전반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