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Salesforce)의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이 회사 내부 업무의 절반 가까이를 이미 대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AI가 사람 대신 상당수의 작업을 처리하고 있다"며 "전체 업무의 30~50% 가량은 AI가 수행 중"이라고 말했다.
베니오프는 AI의 도입이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더 가치 있는 업무로의 전환’이라는 큰 흐름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환 과정에서 일부 직원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실제로 세일즈포스는 올해 초 약 1,000명을 해고한 바 있으며, 이어서 같은 규모의 인력을 새로 채용하겠다고 밝혔지만, 해당 신규 인력은 AI 기반 ‘에이전트포스(Agentforce)’ 기술 영업에 집중될 예정이다.
이는 곧 새로 채용된 직원들이 다른 기업들에 AI를 통한 업무 자동화를 제안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기존 인력이 다시금 대체될 수 있다는 우려와 맞물린다. 베니오프의 발언은 단순히 기술 기업 내부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전통적인 고용 구조 전반에 대대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한다.
세일즈포스가 직면한 이 변화는 산업 전반의 흐름과도 맞물린다. 아마존의 앤디 재시(Andy Jassy) CEO 역시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AI 도입으로 인해 "미래에는 지금보다 적은 인원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고, 마이크로소프트(MSFT)도 지난 5월 6,000명 이상을 감원한 데 이어 추가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구글(GOOGL) 역시 부서별 인원 감축을 진행하며 AI 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기술 산업의 감원 현황을 추적하는 웹사이트 Layoffs.fyi에 따르면, 올해만 해도 기술 업계에서 약 6만 3,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AI 도입이 이 같은 감원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고 분석한다. 테크 저널리스트이자 AI 기술의 노동 영향에 대해 다룬 저서 《Blood in the Machine》의 저자 브라이언 머천트(Brian Merchant)는 “AI는 실리콘밸리의 인력 구성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이버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는 최근 500명을 감원하며 이 같은 흐름에 동참했다. 회사는 공식적으로 ‘성과 미달 인력’을 정리했다고 밝혔지만, 내부 관계자는 "실제 이유는 AI 도입에 따른 인력 대체"라고 전했다. 드롭박스(Dropbox) 역시 주요 제품의 안정성을 담당하던 팀 전체를 해고하고 AI 도구로 대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니오프는 ‘디지털 노동 혁명’이 이제 현실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사의 AI 에이전트들이 약 93%의 정확도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100% 완벽함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데이터 기반이 부족한 기업은 이마저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AI가 업무 효율성 향상에 기여하면서도 고용 구조에 미치는 충격 또한 커지고 있어, 기업과 노동자 모두 새로운 방향성을 찾아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