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테크놀로지스의 ‘AI 팩토리’가 기업용 인공지능 배포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AI 도입 속도가 빨라질수록 보안과 거버넌스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실제 성과 창출의 병목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델은 2024년 AI 팩토리 출시 이후 학습과 추론을 아우르는 ‘풀스택’ 인프라를 제공해 왔다. 최근 18개월 동안에는 인텔과 함께 생성형 AI 솔루션을 확장하며 기업용 AI 구축 역량을 키웠다. 특히 인텔 가우디3 AI 가속기와 델의 고성능 서버를 결합해, 고객사가 생성형 AI 워크플로를 보다 유연하고 확장성 있게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델은 지난해 가우디3 하드웨어를 AI 솔루션에 추가로 통합해, 기업이 AI 기술을 대규모로 확장할 수 있는 ‘검증된 엔드투엔드 프로세스’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인텔 기술은 델의 파워엣지 서버에 적용돼 기밀 컴퓨팅과 루트 오브 트러스트 기반 부팅 검증 같은 하드웨어 수준 보안 기능을 제공한다. AI 도구를 활용한 공격이 ‘기계 속도’로 빨라지는 상황에서 이런 보호 장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더큐브 리서치의 크리스타 케이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현재 시장의 핵심 문제로 ‘확장 속도’와 ‘통제 수준’의 불균형을 지목했다. 그는 많은 기업이 AI로 생성된 데이터 상당수를 아직 일관되게 보호하거나 백업하지 못하고 있으며, 데이터 손실 비용과 운영 차질 위험은 계속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케이스는 우선순위로 데이터 계보 추적, 시스템 가시성, 실시간 정책 집행을 꼽았다. 단편적인 보안 도구를 이어 붙이는 수준을 넘어, AI 시스템이 움직이는 속도에 맞춰 작동하는 ‘통합 제어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앞으로 주목할 신호로 공급업체들이 파편화된 제품군을 넘어서 실제로 작동하는 ‘컨트롤 플레인’을 내놓을 수 있는지를 제시했다.
이 같은 지적은 AI 팩토리가 기존 데이터센터 개념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과도 맞닿아 있다. 데이터센터가 단순 저장·연산 공간이 아니라 ‘지능을 생산하는 환경’으로 바뀌면서, 위험 구조도 달라졌다는 것이다. 특히 AI 환경에서는 데이터 계층 자체가 주요 공격 표적이 되고 있다.
케이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해 기업들이 이미 데이터 추론 공격, 데이터 유출, 데이터 오염 같은 위협에 노출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 보안 모델만으로는 AI 환경을 제대로 방어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는 기업이 데이터가 어떻게 이동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변형되는지, 또 이런 변화가 모델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추적하지 못한다면 사실상 ‘책임성 없는 운영’을 하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결국 AI 보안의 핵심은 시스템을 잠그는 데 그치지 않고, 조직 전반에서 ‘지능이 어떻게 생성되고 활용되는지’를 통제하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컨트롤 플레인은 단순한 관리 도구가 아니라 전략 우선순위로 부상하고 있다. AI 모델 자체보다 이를 떠받치는 데이터 흐름과 정책 집행 구조가 더 중요한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델과 인텔은 5월 5일 열린 ‘Securing the AI Factory with Dell Technologies and Intel’ 행사와 5월 7일 진행된 더큐브 관련 방송을 통해, 신뢰할 수 있고 확장 가능한 AI의 기반으로 보안과 사이버 복원력을 강조했다. 양사는 기업 플랫폼에 보안을 ‘사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내재화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델의 AI 팩토리는 단순한 서버 판매를 넘어 기업 AI 인프라 표준을 선점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다만 대규모 AI 도입이 본격화할수록 승부처는 연산 성능만이 아니라 데이터 통제, 규정 준수, 운영 복원력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AI 투자 경쟁이 빨라질수록, 결국 기업이 실제로 따져야 할 것은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보다 ‘얼마나 안전하게 운영하느냐’라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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