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AI를 ‘운영 모델’로 못박았다…레드햇 통합·양자컴퓨팅 승부수

| 손정환 기자

IBM이 연례 행사 ‘IBM 씽크’에서 인공지능(AI)을 기업의 차세대 ‘운영 모델’로 규정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기업 업무 전반을 움직이는 핵심 구조로 제시했고, IBM은 자사 플랫폼을 AI와 양자컴퓨팅 인프라를 통제하는 ‘컨트롤 플레인’으로 자리매김하려는 구상을 드러냈다.

이번 행사에서 시장이 주목한 지점은 AI 확산으로 기업 내부에 새로운 역할군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더큐브리서치는 이를 ‘AI 빌더’의 부상으로 설명했다.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비즈니스나 데이터 분석 배경을 가진 직원이 AI 모델에 명령을 입력해 업무를 수행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현장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아직 성숙 단계에 들어서지 못했다는 진단도 나왔다.

존 퍼리어 더큐브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현재 기업들의 AI 활용 수준을 미숙한 초보 운전에 비유했다. 그는 많은 기업이 AI라는 ‘차’를 몰기 시작했지만, 통제와 규칙, 운영 경험이 충분하지 않아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AI 도입이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 거버넌스와 보안, 실제 업무 시스템과의 정교한 연결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레드햇 플랫폼, AI 전쟁의 무기 될까

IBM의 핵심 과제는 레드햇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가 현재의 AI 강자들과 경쟁할 수 있느냐다. IBM은 최근 কয়몇 년간 서비스 기업 이미지에서 제품 중심 기업으로 다시 방향을 돌리고 있는데, 이번 IBM 씽크는 그 미래 청사진을 보여주는 무대였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크리슈나 CEO가 IBM의 잠재력을 충분히 강하게 부각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퍼리어는 크리슈나 CEO가 기술 이해도가 매우 높은 리더라고 평가하면서도, 엔비디아를 이끄는 젠슨 황처럼 보다 강한 메시지로 시장 신뢰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다고 봤다. 특히 레드햇 인수가 왜 옳은 선택이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현재 IBM의 AI 전략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더 선명하게 설명했다면 시장 반응이 한층 강해졌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브 벨란테 더큐브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레드햇 플랫폼이 ‘유효한 플랫폼’이지만, 아직은 느슨하게 통합된 형태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오라클($ORCL), 엔비디아($NVDA), 구글처럼 완결된 통합 스택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IBM은 생태계 연동과 선택지를 강조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IBM이 레드햇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더 깊은 통합 전략으로 확장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IBM의 다음 승부는 양자컴퓨팅

이번 행사에서 크리슈나 CEO는 AI뿐 아니라 인프라의 미래로 ‘양자컴퓨팅’을 강하게 언급했다. 더큐브리서치는 양자컴퓨팅 분야에서 이른바 ‘챗GPT 순간’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고, 그 시점이 현실화할 경우 IBM이 시장 지배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벨란테는 현재 IBM이 명확한 1위라고 부를 수 있는 제품군이 메인프레임 정도라고 짚으면서, 양자컴퓨팅은 IBM이 다시 한번 독보적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분야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데이터베이스는 오라클이, 스토리지는 델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양자컴퓨팅은 IBM의 과거 영광을 재현할 수 있는 새로운 핵심 카테고리라는 설명이다.

이는 IBM이 AI 경쟁에서 단기 소프트웨어 수요만 좇기보다, 장기적으로는 AI와 양자컴퓨팅이 결합된 차세대 인프라 사업자로 자리 잡으려 한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기업용 AI 시장이 모델 경쟁에서 운영 환경 경쟁으로 옮겨가는 흐름 속에서, IBM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연구 역량을 함께 갖춘 몇 안 되는 업체로 꼽힌다.

스페이스X·앤트로픽 거래가 보여준 ‘연산력 부족’ 현실

이번 주 AI 업계에서 또 다른 화제가 된 것은 스페이스X와 앤트로픽의 깜짝 거래였다. 보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자사 연산 자원을 앤트로픽 측에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다. 시장에서는 이를 AI 시대의 가장 큰 제약이 결국 ‘연산력’과 전력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했다.

벨란테는 CPU, 고대역폭 메모리(HBM), 낸드, GPU처럼 AI 인프라에 필요한 반도체를 제대로 만들 수 있다면 수요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다만 진짜 제약은 전력이며, 전력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와트당 성능’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부문에서 엔비디아가 여전히 가장 강한 경쟁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인텔($INTC) 주가가 최근 애플($AAPL) 관련 계약 보도로 5% 뛰었지만, 더큐브리서치는 오히려 인텔과 엔비디아의 관계 변화에 더 주목했다. 특히 ‘네오클라우드’로 불리는 신흥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AI 인프라 수요를 흡수하면서, 엔비디아가 이들을 지원하는 전략이 장기적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퍼리어는 앞으로는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집행하느냐가 AI 설비투자 경쟁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같은 기존 하이퍼스케일러 바깥에서도 AI 수요가 커지는 만큼, 네오클라우드의 역할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이런 신규 구매자를 늘려 협상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판을 유리하게 짜고 있다는 평가다.

IBM 씽크가 남긴 메시지는 분명하다. AI는 이제 실험 단계를 넘어 기업의 ‘운영 모델’로 이동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플랫폼 통합력과 연산 인프라, 전력,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양자컴퓨팅이 승부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IBM은 레드햇과 양자컴퓨팅을 앞세워 그 변화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시장의 확신을 완전히 얻기 위해서는 더 강한 실행력과 더 명확한 서사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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