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칩 업체 세레브라스가 14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68.15% 오른 311.07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시장의 강한 기대를 확인했다.
이날 세레브라스 주가는 장 초반 350달러를 웃돌며 급등했고, 한때 시가총액이 1천억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후 오후 들어 상승폭 일부를 반납했지만, 종가 기준 시가총액도 약 950억 달러에 이르렀다. 새로 증시에 들어온 기업이 상장 첫날 이처럼 큰 폭으로 오르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이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의 성장성과 세레브라스의 기술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세레브라스는 이번 기업공개에서 3천만 주를 팔아 55억5천만 달러를 조달했다. 미국 기술기업 기준으로 보면 2019년 우버 상장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는 인공지능 관련 기업에 자금이 몰리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데, 세레브라스 역시 이런 투자 심리의 수혜를 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시장에서는 이 회사를 엔비디아의 대항마 가운데 하나로 바라보며, 인공지능 연산용 반도체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 주목해 왔다.
세레브라스의 차별점은 웨이퍼규모엔진(WSE) 기술에 있다.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 한 장을 거의 그대로 하나의 칩처럼 활용하는 방식인데, 일반적인 칩보다 훨씬 큰 구조를 통해 연산 효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보통 널리 쓰이는 D램 대신 속도가 빠른 S램을 적용해, 인공지능 모델이 질문에 답을 내놓는 추론 연산에서 강점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쉽게 말하면, 대규모 인공지능 서비스를 실제로 구동할 때 더 빠르게 계산하도록 설계된 칩이라는 의미다.
실적도 이런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세레브라스의 지난해 매출은 5억1천만 달러로 2024년보다 76% 늘었고, 순이익은 8천800만 달러로 흑자 전환했다. 올해 들어서도 오픈AI와 200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계약을 맺고,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에도 제품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사업 확장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인공지능 산업이 학습에서 추론 중심으로 빠르게 넓어지는 상황에서, 세레브라스의 상장 흥행은 반도체 시장의 경쟁 구도가 더 다양해질 수 있다는 신호로도 받아들여진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인공지능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 중심 구도에 도전하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 관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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