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2026년 5월 29일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샘플 출하 소식에 급등하면서, 우선주를 합한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2천조원을 넘어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84% 오른 31만7천원에 거래를 마쳤고, 보통주 시가총액은 1천853조2천703억원으로 집계됐다. 우선주인 삼성전자우도 6.08% 상승한 20만2천500원을 기록해 시가총액이 162조4천802억원으로 늘었다. 이를 합치면 전체 시가총액은 2천15조7천505억원으로, 지난 1월 1천조원을 넘어선 뒤 불과 4개월 만에 규모가 두 배 수준으로 커졌다. 우선주를 포함한 단일 기업 시가총액이 2천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가를 끌어올린 직접적인 배경은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의 선점 기대다. 삼성전자는 이날 개장 전 인공지능 연산에 필수적인 고성능 메모리인 고대역폭 메모리, 즉 에이치비엠의 7세대 제품인 에이치비엠4이의 샘플 출하를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고대역폭 메모리는 그래픽처리장치와 함께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데 쓰이는 핵심 부품으로, 최근 인공지능 서버 확대와 함께 반도체 업계의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올해 2월 6세대 제품인 에이치비엠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데 이어 3개월 만에 다음 세대 샘플까지 내놓은 것은 차세대 인공지능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발표가 단순한 기술 뉴스가 아니라 실적 기대를 자극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공급과 수요의 균형에 따라 가격과 기업 실적이 크게 움직이는데, 인공지능 확산으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중장기 업황 개선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김동원 케이비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전날 보고서에서 2027년 메모리 시장의 공급 부족이 더 심해지고 가격 상승세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보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45만원에서 53만원으로 올렸다. 이는 차세대 메모리 경쟁력이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장 판단을 반영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위상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미국 시가총액 조사 사이트 컴퍼니즈마켓캡닷컴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 세계 기업 시가총액 순위는 11위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를 바짝 뒤쫓고 있다. 결국 이번 시가총액 2천조원 돌파는 하루 주가 급등에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부품 공급자로서 삼성전자의 역할이 한층 커지고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실제 대형 고객사 확보와 양산 확대가 이어질 경우 더 강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반대로 기술 경쟁과 공급 일정이 엇갈리면 주가 변동성도 함께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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