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기업공개 비공개 신청서를 내면서, 생성형 인공지능 산업의 자금 조달 경쟁이 비상장 투자 유치에서 상장 시장으로까지 본격 확산하는 모습이다.
블룸버그 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오픈AI는 8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기업공개를 위한 비공개 신청서를 제출했다. 비공개 신청은 상장 심사 초기에 재무 내용과 사업 구조를 외부에 곧바로 공개하지 않고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시장 상황과 기업 내부 사정을 보며 상장 시점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형 기술기업들이 자주 활용한다. 오픈AI도 아직 구체적인 시기를 정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비상장사 지위에서 더 유연하게 추진할 일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는 필요할 경우 조기 상장 가능성도 열어뒀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오픈AI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와 함께 이르면 올가을 상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상장에 앞서 임직원이 보유한 주식을 현금화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개매각, 이른바 텐더 세일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대규모 자금이 묶여 있는 비상장 기술기업에서 자주 쓰는 방식으로, 상장 전 내부 구성원에게 유동성을 제공하면서도 외부 투자자 관심을 가늠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이번 움직임은 인공지능 기업들의 몸값 경쟁과도 맞물려 있다. 앤트로픽은 지난 1일 이미 기업공개 비공개 신청서를 제출했고, 최근 시리즈 H 투자 라운드에서는 기업가치를 9천650억 달러로 평가받아 8천520억 달러를 인정받은 오픈AI를 넘어섰다. 오픈AI는 지난 3월 단일 투자 라운드에서 1천220억 달러를 조달한 바 있는데, 이는 통상적인 대형 상장 조달 규모와 비교해도 매우 큰 수준이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도 오는 12일 기업가치 1조8천억 달러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며 750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인데, 자금 조달 규모만 놓고 보면 오픈AI가 이미 비상장 상태에서 더 큰 자금을 끌어모은 셈이다.
오픈AI가 이렇게 서둘러 선택지를 넓히는 배경에는 막대한 투자 수요가 있다. 회사는 2030년까지 인공지능 인프라에 약 6천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공지능 서비스는 반도체, 데이터센터, 전력 설비, 네트워크 비용이 크게 들어가는 산업이어서 기술 경쟁력만으로는 우위를 지키기 어렵고, 장기간 대규모 자본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더구나 오픈AI는 2022년 말 챗GPT 출시로 생성형 인공지능 열풍을 이끌었지만, 내부 매출 목표와 이용자 성장 목표 일부를 달성하지 못했고 핵심 임원 이탈도 이어졌다. 기업 고객 시장에서는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이 존재감을 키우고 있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을 비롯한 경쟁사들의 추격도 거세다.
결국 오픈AI의 상장 추진은 단순한 기업 이벤트라기보다 인공지능 산업이 이제 기술 경쟁을 넘어 자본 시장의 평가를 본격적으로 받는 단계로 들어섰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앞으로는 누가 더 뛰어난 모델을 내놓느냐뿐 아니라, 누가 더 많은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인프라와 기업 고객 시장에 투자하느냐가 판도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인공지능 기업들의 상장 시기를 앞당기고, 시장의 관심 역시 실적과 현금흐름, 투자 효율성 같은 보다 전통적인 평가 기준으로 옮겨가게 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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