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AMZN)이 미국 데이터센터용 광통신 부품 공급을 위해 코닝($GLW)과 ‘수십억달러’ 규모의 협력 계약을 맺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번 계약은 미국 내 인프라 확대와 공급망 강화 흐름을 다시 확인시켰다.
아마존은 코닝이 자사 미국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광섬유, 케이블, 연결성’ 장비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계약 금액은 수십억달러로 제시됐으며, 원화로는 4조5645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코닝은 이 자금 일부를 노스캐롤라이나 공장 확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코닝에 따르면 이번 설비 증설로 제조 일자리 1000개와 수백개의 건설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이날 코닝 주가는 관련 소식이 전해진 뒤 5.4% 상승 마감했다.
코닝은 데이터센터용 광섬유 케이블 분야의 핵심 공급업체다. 서로 다른 층을 연결하는 ‘라이저 케이블’과 서버실 환경에 맞춘 ‘플레넘 케이블’을 생산한다. 이들 제품은 화재나 물과 접촉했을 때 유해 물질 방출을 줄이는 특수 재킷을 적용해, 합선 같은 데이터센터 장애 상황에서 안전 리스크를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외용 케이블도 공급한다.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 간 장거리 연결망을 구축할 수 있다. 실외 케이블은 외부 충격과 긁힘에 강한 ‘아머드’ 타입과, 고압 전력선 인근에서도 전기 간섭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유전체’ 타입으로 나뉜다.
문제는 실내용과 실외용 광케이블의 구조가 달라 연결 작업이 까다롭다는 점이다. 코닝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유니버설 광 스플라이스 인클로저’ 같은 접속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또 같은 데이터홀 내 서버를 잇는 짧은 광케이블인 점퍼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센트릭스’ 장비도 판매한다. 회사 측은 이 장비가 케이블 엉킴 위험을 줄이고 공간 활용도를 높여준다고 설명한다.
이번 협력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최근 공개한 새로운 광네트워크 설계와도 맞물린다. AWS는 몇 주 전 ‘랜덤 네트워크 그래프’라는 신규 광섬유 네트워크 구조를 소개했다. 케이블을 반무작위 형태로 배치해 서버 간 대역폭을 높이는 방식으로, AI와 고성능 컴퓨팅 환경에서 더 많은 데이터 처리 수요를 감당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코닝의 역할은 단순한 광케이블 공급에 그치지 않는다. 이 회사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가 쓰이는 반도체 생산라인용 특수 유리도 만든다. EUV 장비에서는 빛이 웨이퍼에 도달하기 전 ‘포토마스크’를 통과하는데, 코닝은 이 포토마스크 제작에 필요한 특수 유리를 공급한다. 이 소재는 티타늄과 산소를 소량 포함해 장비 내부 온도 변화로 인한 결함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반도체 수율 저하 가능성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
이번 발표는 코닝이 엔비디아($NVDA)와 유사한 협력을 공개한 지 약 한 달 만에 나왔다. 당시 엔비디아는 노스캐롤라이나와 텍사스에 들어설 신규 광장비 공장 3곳 건설을 지원하고, 약 32억달러 규모의 코닝 주식 최대 1800만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약 4조8688억원 수준이다.
결국 이번 계약은 AI 시대 데이터센터 경쟁의 핵심이 서버나 반도체뿐 아니라 ‘광통신 인프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마존과 코닝의 협력은 미국 내 생산기반 확대와 네트워크 고도화를 동시에 겨냥한 움직임으로, 향후 클라우드 업계의 설비 투자 방향을 가늠할 신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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