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술업계, AI 투자 확대 속 감원 확산…한 주 새 4,375명 추가

| 김서린 기자

이번 주 미국 기술업계 감원 집계에 최소 4,375명이 새로 더해졌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사업 재편이 이어지면서 대형 정보기술 기업부터 중견 소프트웨어 업체, 물류 기업까지 구조조정 흐름이 넓어지는 모습이다.

크런치베이스 뉴스가 6월 10일 마감 주간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미국 기술 부문 종사자 가운데 해고됐거나 해고 예정인 인원은 최소 4,375명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 감원 규모는 세인트루이스에 본사를 둔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암독스가 주도했다.

암독스 2,900명 감원…이스라엘 인력 다수 포함

암독스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2,9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해고 대상에는 이스라엘 근무 인력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 조정이 글로벌 차원에서 이뤄지는 만큼 미국 내 인력에 어느 정도 영향이 미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단순 비용 절감보다 ‘조직 재편’ 성격이 강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계 전반이 성장 둔화와 AI 전환 압박을 동시에 받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낮은 부문을 줄이고 핵심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일즈포스·구글도 AI 우선순위에 맞춰 인력 조정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세일즈포스($CRM)는 이번 주 감원 추적 목록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보도에 따르면 에이전트포스 AI, 뮬소프트 IT, 마케팅 클라우드 관련 조직에서 약 86명을 줄였다. 대상자는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주, 해외 근무 인력을 포함한 것으로 파악된다.

구글($GOOGL)도 최근 구글 클라우드 부문 인력을 계속 축소하고 있다. 위협 인텔리전스 그룹 역시 감원 대상에 포함됐다. 정확한 해고 인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AI 투자 우선순위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일부 조직 효율화가 진행 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 기술업계 감원의 주요 배경과 맞닿아 있다. 기업들은 AI 관련 지출을 늘리는 대신 기존 사업이나 중복 조직을 줄이는 방식으로 비용 구조를 다시 짜고 있다. 겉으로는 성장 투자이지만, 현장에서는 ‘선택과 집중’에 따른 인력 재배치가 진행되는 셈이다.

익스피다이터스 인터내셔널도 첫 해고 단행

이번 감원 집계에서 눈에 띄는 기업은 시애틀 물류업체 익스피다이터스 인터내셔널이다. 1979년 설립 이후 한 번도 해고를 하지 않은 회사로 알려졌지만, 이번에는 시애틀 지역 기술 인력 약 230명에게 직무 종료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회사 전체 글로벌 기술 인력의 약 15%에 해당한다. 다만 구체적인 감원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전통 산업 기반 기업까지 기술 조직 효율화에 나섰다는 점에서, 이번 감원은 기술업계 전반의 압박이 특정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주 새로 감원 집계에 포함된 기업들

이번 주 새로 감원 추적 목록에 추가된 기업은 암독스, 크레딧 카르마, 댄디, 익스피다이터스 인터내셔널, 팬듀얼, 구글($GOOGL), 하일로, 라이트릭스, 맨해튼 어소시에이츠, 미닛 미디어, 넷앱($NTAP), 래피드, 세일즈포스($CRM), 센티넬원($S), 스카이, 툴스 포 휴머니티, 우버($UBER), 웹플로우, 젠시티 등이다.

개별 기업별 감원 규모가 모두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주 목록은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사이버보안, 물류, 핀테크 등 여러 업종에 걸쳐 있다. 이는 기술업계 감원이 특정 테마가 아니라 산업 전반의 비용 절감 기조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2025년 누적 감원도 여전히 높은 수준

크런치베이스 뉴스 집계에 따르면 2025년 미국 기반 기술 기업에서 해고된 인원은 약 12만7,000명에 이른다. 비교하면 2024년에는 최소 9만5,667명, 2023년에는 19만1,000명 이상, 2022년에는 9만3,00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올해 가장 큰 감원을 기록한 기업은 인텔($INTC) 2만7,159명, 마이크로소프트($MSFT) 1만5,387명, 버라이즌($VZ) 1만5,000명, 아마존($AMZN) 1만4,709명 순으로 집계됐다.

수치만 보면 2023년의 ‘대량 해고 충격’보다는 줄었지만, 2025년 역시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니다. 특히 최근 감원은 경기 급랭에 따른 일괄 해고보다 AI 전환, 사업 재편, 조직 슬림화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성격이 조금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투자 확대 속 감원 장기화 가능성

이번 주 기술업계 감원은 단발성 조정보다 구조적 변화에 가깝다. 기업들은 AI 투자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인프라와 인재 확보에 자금을 집중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기존 사업 부문 인력을 줄이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미국 기술업계 감원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AI 중심 재편’의 한 단면으로 읽힌다. 향후에도 기업별 실적과 투자 우선순위에 따라 추가 감원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시장은 해고 규모보다 어떤 부문이 줄고 어떤 부문이 커지는지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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