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텍스트($OTEX)가 아일랜드에 1억500만 유로를 투자해 코크와 골웨이에 3년간 400개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원화로는 약 1,595억 원 규모다. 이번 투자는 ‘에이전틱 AI’, ‘소버린 클라우드’, 사이버보안 역량을 유럽에서 키우기 위한 조치로, 규제가 엄격한 산업과 핵심 시스템 운영 기관을 겨냥한 확장 전략으로 읽힌다.
회사는 이번 프로젝트가 캐나다 본사의 기술기업이 아일랜드에서 진행한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아일랜드 산업개발청인 IDA 아일랜드의 지원도 받는다. 오픈텍스트는 하이브리드, 프라이빗, 소버린 클라우드를 아우르는 ‘클라우드 오브 초이스’ 전략 아래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 거점을 강화하고 있다.
오픈텍스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히로시마 AI 프로세스 보고 프레임워크에도 참여했다. 이는 주요 7개국(G7)이 제시한 안전한 고도 AI 개발·운영을 위한 자율 행동강령에 보조를 맞추는 조치다. 회사는 전 세계 12만 개 이상 조직의 사람, 기계, 거래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기업용 ‘에이전틱 AI’의 신뢰성과 운영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유럽 내 소버린 클라우드 확장도 빨라지고 있다. 오픈텍스트는 2026년 4월 13일 S3NS, 구글 클라우드와 손잡고 프랑스 기반의 하이브리드 유럽 소버린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놨다. 이 서비스는 GDPR, SecNum 3.2, 현지 데이터 저장 규정을 충족하도록 설계됐다. 민감한 업무용 전용 프라이빗 클라우드, SAP용 유럽 거주형 아카이브, 규제 데이터는 지역 내에 두면서 대형 클라우드의 기술을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핵심이다.
같은 날 오픈텍스트는 AWS 유럽 소버린 클라우드에서도 자사 데이터·AI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콘텐츠 관리, 도큐멘텀 콘텐츠 관리, 애플리케이션 보안, 서비스 관리 제품군이 유럽 내 인프라에서 구동된다. 이는 EU 데이터 주권과 운영 자율성 요구가 강해지는 흐름과 맞물린다.
오픈텍스트는 비핵심 사업인 구조화 데이터 분석 플랫폼 ‘버티카’를 로켓 소프트웨어에 1억5,000만 달러, 원화 약 2,279억 원에 매각했다. 세금과 수수료 등을 제외한 순유입 자금은 부채 감축과 핵심 사업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단순화하면서 클라우드, 데이터 관리, 보안 중심으로 무게를 더 싣는 셈이다.
경영진 인사도 같은 방향성을 보여준다. 오픈텍스트는 2026년 4월 20일부로 제임스 맥고얼리를 사장 겸 최고고객책임자로 선임했다. 그는 임시 최고경영자에서 글로벌 고객 경험, 전문 서비스, 갱신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로 이동해 아이먼 안툰 최고경영자에게 보고한다. 회사는 이번 인사가 고객 성과, 클라우드 전환 가속, 기업용 AI 시대의 데이터·보안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픈텍스트의 2026회계연도 3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개선 흐름을 보였다. 2026년 3월 31일 마감 분기 기준 총매출은 12억8,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2% 늘었다. 원화로는 약 1조9,495억 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클라우드 매출은 4억9,300만 달러로 6.6% 증가했다. 순이익은 1억7,300만 달러로 86.0% 급증했고, 조정 EBITDA는 4억3,800만 달러, 마진은 34.1%를 기록했다.
이사회는 주당 0.275달러의 분기 배당도 선언했다. 또 970만 주를 매입해 소각했다. 앞서 회사는 2026회계연도 자사주 매입 한도를 3억 달러에서 5억 달러로 늘린 바 있다. 1월 31일 기준으로 이미 약 1억9,000만 달러어치 보통주를 사들였고, 이 가운데 약 500만 주, 약 1억6,500만 달러 규모는 소각됐다. 비용 통제와 주주환원 정책을 병행하는 모습이다.
오픈텍스트와 포네몬 연구소가 2026년 3월 23일 내놓은 글로벌 보고서는 시장의 또 다른 현실을 보여준다. 전 세계 IT·보안 실무자 1,878명을 조사한 결과, 기업의 52%가 생성형 AI를 전면 또는 부분 도입했지만 보안과 거버넌스 기반은 여전히 약했다. 응답 기업의 79%는 사이버보안 영역에서 AI 성숙도가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고, AI 전용 데이터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갖춘 곳은 41%에 그쳤다.
이는 오픈텍스트가 왜 ‘소버린 클라우드’와 보안 규정 준수를 전면에 내세우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업들이 AI 도입 속도는 높이고 있지만, 실제 운영 단계에서는 데이터 위치, 통제권, 규제 준수 문제가 더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텍스트는 2026년 5월 7일 장 마감 후 3분기 전체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당시 예비 매출 전망치는 약 12억8,000만 달러였다. 이번 일련의 투자와 사업 재편, 소버린 클라우드 확대는 단순한 지역 확장이 아니라 기업용 AI 인프라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다만 시장의 평가는 고성장 자체보다, 이런 전략이 실제 수익성과 고객 유지율 개선으로 이어지는지에 달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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