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지원 제조 분야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리미틀리스랩스(Limitless Labs)가 초기 투자 라운드에서 2000만달러를 조달했다. 원화 기준으로는 약 301억7200만원 규모다. 이번 자금은 정밀 부품 생산에 특화한 ‘에이전틱 AI’와 물리 기반 인공지능 고도화에 투입된다.
이번 시리즈A는 델 테크놀로지스 캐피털과 스퀘어 페그가 공동 주도했고, 그로브벤처스, 메론캐피털, 키네티카가 함께 참여했다. 앞서 리미틀리스랩스는 2025년 3월 그로브벤처스 주도의 시드 투자로 410만달러를 유치한 바 있다.
리미틀리스랩스는 고정밀 기계 부품의 개발, 설계, 생산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운영한다. 이 회사가 겨냥하는 영역은 CAD·CAM, 즉 컴퓨터 지원 설계와 컴퓨터 지원 제조다. 통상 이 공정은 사람이 2D·3D 디지털 부품을 설계한 뒤, 이를 자동화 장비가 이해할 수 있는 기계 코드로 바꾸는 과정을 거친다.
이 분야는 항공우주, 자동차, 전자, 의료기기, 치과 보철, 소비재 등 다양한 산업에서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CAD·CAM 통합은 정밀 가공 속도를 높이고 폐기물을 줄이며 생산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해 왔다. 특히 맞춤형 생산과 주문형 제조 수요가 늘면서 관련 소프트웨어와 자동화 수요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리미틀리스랩스는 이런 변화 속에서 여전히 숙련 기술자 개인의 경험에 크게 의존하는 제조 현장의 병목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프리브는 “제조업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자동화 확대가 아니라, 소수의 숙련 기계 가공 전문가 머릿속에 있는 지식을 포착해 확장할 더 나은 방식”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자사 플랫폼이 표준 작업 방식을 정립하고 반복 업무를 자동화해 프로그래머의 부담을 줄여준다고 설명했다. AI 에이전트가 일상적인 작업을 맡고 결과의 신뢰성까지 재확인하면서, 생산 병목과 비효율을 완화하는 구조다.
특히 이 회사는 금속 절삭의 물리 법칙, CAD 기하 구조, 실제 장비의 운영 제약을 학습한 AI 에이전트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단순 텍스트 기반 대형언어모델이 아니라 제조 현장의 조건을 이해하는 ‘물리적 AI’ 모델이라는 설명이다. 물리적 AI는 센서와 기계 장치를 통해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판단하고, 실제 동작으로 이어지게 하는 인공지능을 뜻한다.
리미틀리스랩스에 따르면 CAD 파일이 주어지면 자사 CAM 에이전트는 부품 특성을 식별하고, 적절한 공구를 추천하며, 작업 순서를 정하고, 기계 지시 코드를 생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공장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프로그래밍 시간을 최대 50% 줄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시장 확대 전망도 투자 배경으로 꼽힌다. 더 비즈니스 리서치 프라이빗의 보고서에 따르면 관련 시장 규모는 2025년 33억8000만달러에서 2030년 50억9000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우주, 방위산업, 전기차 중심 자동차, 의료기기, 전자, 소비재가 동시에 가공 수요를 끌어올리면서 같은 생산 역량을 두고 경쟁하는 구조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 내 제조업 리쇼어링, 즉 생산기지의 국내 회귀가 빨라지는 점도 변수다. 리미틀리스랩스는 이런 흐름이 미국 현지 제조 수요를 더욱 자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 확보한 자금 역시 미국 내 상업 조직 확대, 물리적 AI 기반 모델 고도화, 설계부터 가공까지 이어지는 자동화 파이프라인 확장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초기 투자사인 그로브벤처스의 제너럴 파트너 리오르 핸들스만은 “18개월 전 공장 현장을 바꿀 에이전틱 AI 비전에 투자했는데, 그 이후 팀의 성과는 기대를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리미틀리스랩스의 이번 투자 유치는 생성형 AI가 사무 업무를 넘어 실제 산업 설비와 생산 현장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조업에서 ‘에이전틱 AI’와 물리적 AI가 얼마나 빠르게 실질 성과로 이어질지가 향후 시장 경쟁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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