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상용화 경쟁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중성 원자 기반 기술을 앞세운 아톰컴퓨팅이 총 3억달러, 약 4,547억7,000만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며 ‘오류 허용’ 양자컴퓨터 개발 로드맵을 본격적으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이번 자금 조달은 서드포인트벤처스가 주도한 1억달러 규모의 시리즈C 투자와 미국 상무부의 1억달러 지원 의향서, 여기에 DCVC와 시스코 인베스트먼트 등 기존 및 신규 투자자 참여를 포함한다. 아톰컴퓨팅은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더 많은 큐비트를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과 제어 소프트웨어, 오류 수정 기술 고도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양자컴퓨터의 핵심은 ‘큐비트’다. 기존 컴퓨터가 0 또는 1의 값을 갖는 비트로 계산하는 반면, 큐비트는 0과 1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어 복수의 계산을 병렬로 처리할 가능성을 연다. 이론적으로는 현재 슈퍼컴퓨터보다 훨씬 강력한 성능을 구현할 수 있지만, 실제 상용화까지는 큐비트의 극도로 민감한 특성을 제어해야 하는 난제가 남아 있다.
아톰컴퓨팅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중성 원자’ 접근법을 택했다. 전자와 양성자 수가 같은 중성 원자를 활용해 핵스핀 큐비트를 만들고, 이를 강한 광선으로 제어하는 방식이다. 절대영도에 가까운 초저온 환경에서 초전도 큐비트를 다루는 구글과 IBM 계열 방식과는 다른 노선이다. 회사 측은 중성 원자 방식이 대규모 ‘오류 허용’ 시스템으로 가는 가장 현실적인 경로라고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공개 시연에서 양자 오류 수정을 수행해 업계에서 두 번째로 이를 입증한 기업이 됐다. 앞서 범용 게이트 기반 양자 시스템에서 1,000큐비트를 처음 넘긴 기록도 세운 바 있다. 현재는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 DARPA의 ‘퀀텀 벤치마킹 이니셔티브’ 스테이지 B 단계에도 진입했다. 이 프로그램은 실용 규모의 양자 시스템 개발 가능성을 검증하는 프로젝트다.
협력 구도도 눈에 띈다. 마이크로소프트($MSFT)는 아톰컴퓨팅의 중성 원자 큐비트 기술을 자사 양자 시스템에 활용하고 있으며, 엔비디아($NVDA), 시스코 시스템즈 등도 주요 파트너로 언급됐다. 서드포인트벤처스의 커티스 맥키는 중성 원자 양자컴퓨터가 대규모 ‘오류 허용’ 시스템으로 가는 가장 신뢰할 만한 경로 중 하나라며,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상업적 돌파구가 가까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톰컴퓨팅은 이번 투자금을 하드웨어 확장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조직 확대에도 투입할 예정이다. 더 높은 큐비트 수와 정밀도를 갖춘 시스템 개발, 논리 큐비트 연산을 위한 제어 시스템과 오류 수정 도구 강화, 정부·기업·연구기관 대상 글로벌 배치 확대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 엔지니어링과 연구, 사업 개발 인력도 늘릴 계획이다.
시스코 인베스트먼트의 알림 리즈본은 양자컴퓨팅이 연구 단계에서 실제 응용 가능한 기술 플랫폼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양자 시스템이 현실에 배치되기 위해서는 확장 가능한 인프라와 보안 네트워크, 생태계 협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다만 경쟁도 치열하다. 아톰컴퓨팅은 신소재, 제약, 에너지, 물류 등 다양한 분야의 실용적 응용을 겨냥하고 있지만, 같은 중성 원자 방식을 밀고 있는 쿠에라컴퓨팅도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쿠에라컴퓨팅은 아마존웹서비스와 협력해 2028년까지 첫 상용 ‘오류 허용’ 양자컴퓨터를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결국 시장의 관건은 누가 먼저 ‘실험실 성과’를 ‘상용 시스템’으로 바꾸느냐다. 이번 투자 유치는 아톰컴퓨팅이 그 경쟁에서 한발 더 앞서 나갈 자금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크다. 양자컴퓨터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기술 검증과 자금 유입이 동시에 강화되면서 상용화 시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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