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마이크 슈로퍼가 ‘물리 경제’ 재건을 투자 논리로 내세운 기가스케일캐피털을 본격 가동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비용이 낮아질수록, 결국 경쟁력은 하드웨어와 전력 인프라, 공급망으로 이동한다는 판단이다.
슈로퍼는 2022년 메타를 떠난 뒤 기가스케일캐피털을 설립했고, 이달 2억5000만달러 규모의 첫 기관 자금 펀드를 조성했다. 원화 기준 약 3868억원 규모다. 이 회사는 현재까지 25곳이 넘는 기업에 투자했으며, 초기 단계인 프리시드부터 시리즈A, 일부 후기 단계까지 100만~1000만달러를 집행한다.
공동 파트너로는 기후테크 투자사 프렐류드벤처스 출신 빅토리아 비즐리와 파인스트럭처벤처스 출신 에벌린 차이가 합류했다. 펀드 결성 전에는 슈로퍼의 패밀리오피스를 통해 22건의 투자를 먼저 집행하며 전략을 검증했다. 당시만 해도 시장에서는 하드웨어 분야 투자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시각이 강했다.
기가스케일캐피털의 핵심 투자 명제는 단순하다. 전력을 생산하고, 물건을 만들고, 운송하고, 식량을 공급하는 ‘물리 경제’ 전반을 다시 짓는 기업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슈로퍼는 이를 두고 “미래는 비트가 아니라 원자”라고 설명했다.
그가 특히 주목하는 분야는 에너지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역으로, 시장 규모만 2조달러에 이른다고 봤다. 다만 에너지에만 국한하지는 않는다. 네오디뮴과 구리 같은 소재, 생산과 재활용, 건물 효율, 식품, 그리고 ‘현실 세계의 AI’까지 폭넓게 본다.
이 가운데 두 축은 분명하다. 하나는 에너지 인프라이고, 다른 하나는 물리 세계에 적용되는 AI다. 슈로퍼는 AI가 소프트웨어를 ‘거의 공짜’에 가깝게 만들 경우, 방어력은 코드보다 하드웨어와 인프라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슈로퍼는 미국 전력 시장이 구조적 전환점에 들어섰다고 봤다. 지난 20년 동안 전력 수요는 거의 제자리였지만, 이제는 연간 수% 성장 단계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향후 5년 동안 수백 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이 예정돼 있고, 전기차 충전과 주택·공장 전기화까지 더해지면 공급 부족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전력 설비 확충 속도다. 송전선과 발전소는 허가부터 건설까지 수년이 걸린다. 반면 AI 산업은 ‘어제 당장’ 필요한 수준으로 전력과 연산 자원을 요구한다. 슈로퍼는 이런 시차가 막대한 공급·수요 압박을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타 역시 이런 현실을 피해 가지 못했다. 그는 메타가 서버를 더 빨리 돌리기 위해 건물 대신 임시 텐트 같은 구조를 활용한 사례를 언급하며, 지금은 ‘전력을 더 빨리 확보하는 것’과 ‘연산 능력을 더 빨리 확보하는 것’ 자체가 경쟁 우위가 됐다고 짚었다.
기가스케일캐피털 포트폴리오에는 전력 병목을 겨냥한 기업들이 다수 포함된다. 대표 사례로는 포름에너지가 있다. 이 회사는 최대 100시간, 약 4일 동안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장주기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태양광 출력이 줄거나 발전소가 멈춘 상황에서 가스 ‘피커 플랜트’를 대신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변압기 분야도 주목 대상이다. 슈로퍼는 전력망 곳곳에 쓰이는 대형 변압기를 ‘1930년대 기술’이라고 표현했다. 주문 제작 방식 탓에 리드타임이 길고 가격도 높다. 이에 따라 헤론파워는 전기차에서 검증된 고체 전력전자 기술을 전력망으로 가져와 더 작고 효율적인 장비를 대량 생산하려 한다. 회사는 내년부터 본격 출하를, 2027년에는 대규모 공급을 목표로 잡고 있다.
조금 더 장기적인 베팅도 있다. 팬탈라사는 남극해 파력을 활용해 전기를 만들고, 이를 해상 부표 위 컴퓨트 노드에 연결하는 방식을 시험 중이다. 생성된 결과는 스타링크로 전송한다. 슈로퍼는 우주 데이터센터보다 바다 위 데이터센터가 훨씬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와 함께 캘리포니아 엘세군도에 있는 래디언트는 소형 차세대 원자로, 이른바 ‘마이크로리액터’를 개발하고 있다. 알래스카나 태평양 도서 지역처럼 디젤 발전 의존도가 높은 원격지에서 무공해 전력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다.
슈로퍼가 보는 물리 경제 혁신의 핵심은 ‘대량생산’이다. 그는 데이터센터와 서버, 스마트폰처럼 가격이 크게 낮아진 제품들은 공통적으로 표준화와 대규모 제조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전력망 장비처럼 주문형 제작에 의존하는 산업은 시간이 갈수록 더 비싸진다.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가격 급락도 같은 원리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제조 규모가 두 배로 커질 때마다 비용이 10~20%씩 내려가는 학습 곡선이 작동한다는 것이다. 헤론파워가 데이터센터, 전기차 충전기, 태양광 설비에 같은 장비를 쓰려는 것도 이런 비용 절감 구조를 노린 전략이다.
중국 의존도에 대해서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비관적이지는 않았다. 현재 많은 제조 기반이 중국에 있지만, 미국에서도 테슬라와 스페이스X 출신 창업자들을 중심으로 로봇과 3D프린팅, 자동화를 접목한 신형 공장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 제조업을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 산업 기반’을 새로 세우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 사례로 슈로퍼는 네오디뮴과 구리, 시멘트 같은 소재 산업을 들었다. 중국산 수입품과 가격 경쟁이 가능하면서도 오염이 적은 공정이 이미 미국 내에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친환경성을 앞세운 도덕적 접근이 아니라, 더 단순하고 더 싸기 때문에 경쟁력이 생기는 모델에 가깝다.
기가스케일캐피털은 AI를 ‘물리 세계의 효율 도구’로 보는 시각도 강하다. 프랙타일은 전력 효율이 높은 AI 추론 칩을 개발하고 있고, 나이퀴스는 전력선 양쪽에 설치한 하드웨어와 AI를 결합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이상 신호를 조기에 감지한다.
보어시스템즈는 에너지 프로젝트 개발 과정의 실사와 문서 작업을 자동화하는 ‘버티컬 AI’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로다는 로봇 학습 모델을 활용해 공장 자동화 효율을 끌어올리는 사업을 전개한다. 슈로퍼는 이런 흐름이 미국 제조업 재건과도 직접 연결된다고 봤다.
소재 분야에서는 디옥시클이 친환경 화학소재를 개발 중이다. 전력과 AI, 소재가 각각 TP AI 유의사항 TokenPost.ai 기반 언어 모델을 사용하여 기사를 요약했습니다. 본문의 주요 내용이 제외되거나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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