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이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 급증을 발판으로 또 한 번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새로 썼다.
마이크론은 24일(현지시간) 회계연도 3분기(3∼5월) 매출이 414억6천만달러, 우리 돈 약 64조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의 93억달러보다 345.7% 늘어난 수치다. 시장조사기관 런던증권거래소그룹이 집계한 예상치 358억4천만달러를 크게 웃돌았고, 직전 최고치였던 2분기 매출 238억6천만달러도 갈아치웠다. 단순히 실적이 좋아진 수준을 넘어, 인공지능 투자 확대가 메모리 업계의 매출 구조 자체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이번 실적의 중심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인공지능 연산에 필요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고성능 메모리)가 포함된 클라우드 메모리 사업이 있었다. 이 부문 매출은 137억7천만달러로 가장 컸다. 이어 코어 데이터센터 부문이 115억2천만달러, 모바일 클라이언트 부문이 뒤를 이었고, 자동차·산업용 부문도 46억3천만달러의 매출을 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에서 시작된 메모리 수요가 일반 데이터센터와 스마트폰, 차량용 전장, 산업 설비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뜻이다. 특정 제품이나 일부 고객사에만 의존한 성장이라기보다, 메모리 반도체 전반으로 수요 저변이 넓어지고 있는 흐름에 가깝다.
수익성 개선 폭도 컸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26.8%에서 이번 분기 81.2%로 뛰었다. 직전 분기 69%와 비교해도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25.11달러로, 월가 전망치 20.78달러를 크게 넘어섰다. 매출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커지면서 이익 체력도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반도체 산업은 통상 가격 변동과 공급 조정에 민감한 업종이지만, 최근에는 인공지능용 고성능 메모리가 가격 결정력을 높이며 업황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마이크론은 이런 흐름이 다음 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4분기(6∼8월) 매출이 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 435억8천만달러를 상당 폭 웃도는 수치다. 회사 측은 6세대 HBM4가 고객사 플랫폼에 대량 탑재되고 있고, 7세대 HBM4E도 차질 없이 개발돼 내년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산자이 메로트라 최고경영자는 이번 실적과 더 강한 다음 분기 전망이 인공지능 시대에 메모리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졌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또 다년간의 전략적고객협약(SCA·장기 공급 계약 성격의 고객 약정)이 실적의 지속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반응도 즉각 나왔다. 마이크론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전날보다 0.3% 내렸지만, 실적 발표 뒤 시간외 거래에서는 15% 이상 급등했다. 미 동부시간 오후 4시 50분 기준으로 주가는 1천213달러선에서 움직였다. 이번 실적은 인공지능 투자 확대가 단순히 그래픽처리장치나 서버에 그치지 않고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실적까지 강하게 밀어 올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고대역폭메모리를 중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증설과 고객사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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