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는 29일 정부가 발표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두고, 인공지능 확산으로 급변하는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반도체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시기적절한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계획이 국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신규 투자 의지를 분명히 보여줬다고 밝혔다. 협회는 특히 인공지능 시대에도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시장 리더십을 이어가겠다는 정책적 방향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반도체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핵심 부품으로, 한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강한 경쟁력을 유지해온 분야다.
이 같은 반응은 최근 시장 환경과도 맞닿아 있다. 협회는 2026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가 1조달러, 우리 돈 약 1천54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생산 능력을 선제적으로 키워야 하는 시점이라고 짚었다.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시설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어, 이번 계획은 단순한 국내 산업 지원을 넘어 국제 경쟁 구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대응 성격이 크다는 의미다.
업계는 투자 지역이 수도권 밖으로 넓어진 점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협회는 이번 투자가 비수도권에서 전공정 분야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공정은 웨이퍼(반도체의 원재료가 되는 얇은 기판)에 회로를 새겨 넣는 핵심 생산 단계로, 반도체 제조 경쟁력의 뿌리에 해당한다. 이런 설비와 기반 시설이 새로운 지역에 들어서면 산업 거점이 한 곳에 집중되는 구조를 완화하고, 지역별로 생산 기반을 분산하는 다극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이날 서남권에 800조원, 충청권에 81조원을 각각 투입해 반도체 생산 거점을 넓히고, 앞으로 15년 동안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 30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내용을 담은 메가 투자 계획을 내놨다. 단기적으로는 생산 기반 확충이 핵심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차세대 기술까지 함께 키우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이 메모리 중심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분산형 생산 체계와 미래 기술 투자까지 함께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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