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스타트업, 수백만 달러 크레딧으로 고객 쟁탈전 본격화

| 토큰포스트

인공지능 기업들이 유망 스타트업을 미래의 기업 고객으로 묶어두기 위해 수백만달러 규모의 컴퓨팅 크레딧을 앞다퉈 뿌리면서, 생성형 인공지능 시장의 고객 선점 경쟁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을 보면, 이들 기업이 제공하는 크레딧은 인공지능 모델 사용료를 대신 내주는 일종의 선불 포인트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현금을 직접 쓰지 않고도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이나 토큰(인공지능이 문장과 데이터를 처리할 때 쓰는 사용량 단위)을 대량으로 이용할 수 있어 초기 비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창업자들이 여러 인공지능 기업의 조건을 비교한 뒤 더 유리한 제안을 고르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실제 지원 규모는 웬만한 초기 투자금에 맞먹는다. 기업용 음성 인공지능 에이전트 인프라를 만드는 스타트업 다이얼 로거스의 한스 이바라 공동창업자는 여러 인공지능 기업으로부터 클라우드 컴퓨팅과 토큰 명목으로 300만달러, 우리 돈 약 46억원이 넘는 크레딧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시드 투자 라운드 중간값 수준이다. 인공지능 요금 인프라 스타트업 터치마크도 실리콘밸리의 대표 창업 육성 프로그램인 와이컴비네이터 여름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부터 오픈에이아이와 앤트로픽에서 총 100만달러 상당의 크레딧을 확보했다. 터치마크의 일리아 볼고프 공동창업자는 이 지원 덕분에 이른바 토큰맥싱, 즉 가능한 한 많은 토큰을 써가며 제품 실험과 개발에 집중할 시간을 벌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퍼주기 경쟁은 단순한 판촉이 아니라 장기 고객을 미리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스타트업이 특정 인공지능 모델과 개발 도구를 서비스 초기에 채택하면, 사업이 커진 뒤에도 같은 체계에 계속 의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은 지난 5월 와이컴비네이터 참가 스타트업에 제공하는 크레딧을 기존 3만달러에서 50만달러로 대폭 늘렸고, 오픈에이아이도 비슷한 시기 참가 기업 전체를 상대로 200만달러 상당의 크레딧 제공 방안을 내놨다가 이후 지분 없는 50만달러 크레딧과 지분 대가가 붙는 150만달러 추가 크레딧 중 선택하는 방식으로 조건을 손봤다. 구글 클라우드는 일부 스타트업에 최대 50만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크레딧과 제미나이 모델 조기 접근권을 제공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웹서비스도 유사한 혜택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이런 지원이 결국 기업들의 비용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인공지능 인프라 데이터·컨설팅업체 세미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월 200달러인 앤트로픽의 클로드 맥스 요금제 가입자는 구독료 범위 안에서 최대 8천달러 상당의 토큰을 쓸 수 있고, 역시 월 200달러인 오픈에이아이의 챗지피티 프로 20엑스 가입자는 최대 1만4천달러 상당까지 소진할 수 있다. 겉으로 보이는 요금과 실제 제공 가치의 차액이 사실상 보조금 역할을 하는 셈이다. 다만 앤트로픽과 오픈에이아이는 기업공개를 앞두고 수익성 개선 압박을 받고 있고, 중국산 모델과 오픈 웨이트 모델(가중치를 공개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공개형 모델) 같은 저가 경쟁자들과도 맞서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와이컴비네이터가 연 4차례 기수마다 약 200개 회사를 선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회사의 크레딧 지급 규모가 앞으로 1년 동안 최대 8억달러, 우리 돈 약 1조2천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생성형 인공지능 업계의 외형 확대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결국에는 고객 확보 경쟁이 실제 매출과 수익으로 얼마나 이어지느냐가 다음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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