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이 기업공개를 앞두고 기관투자자들과의 사전 접촉에 들어가면서, 인공지능 기업 가운데 누가 먼저 공개시장에서 대형 상장을 성사시킬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과 미국 경제방송 CNBC는 1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그룹, 제이피모건체이스 등 상장 주관 투자은행들이 앤트로픽 경영진과 투자자들 사이의 면담을 주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절차는 상장에 앞서 실제 투자 수요를 미리 점검하는 과정으로, 통상 기업공개 준비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업계에서는 앤트로픽이 이르면 10월 상장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의 시선이 더 집중되는 이유는 상장 시점과 기업가치가 모두 인공지능 투자 열기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은 지난 5월 시리즈H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가 9천650억달러로 평가됐고, 상장 과정에서는 1조달러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장외시장에서는 이미 1조2천억달러 수준의 가치로 주식이 거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사인 오픈에이아이는 당초 올해 가을 상장을 목표로 했지만, 최근에는 기업가치를 1조달러 이상으로 더 끌어올린 뒤 내년에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인공지능 업계 일각에서 거품 논란과 고점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투자심리가 더 식기 전에 먼저 상장해야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함께 나온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 대형 기술기업 상장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도 앤트로픽에는 우호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5월에는 인공지능 추론용 반도체 개발사 세레브라스가 상장에 나섰고, 지난달에는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엑스가 대형 기업공개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는 에스케이하이닉스도 미국주식예탁증서(에이디알)를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상장 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면 성장성이 큰 기업은 더 공격적인 몸값을 인정받기 쉬운데, 인공지능은 현재 미국 자본시장에서 그 기대가 가장 크게 반영되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다만 상장까지 변수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앤트로픽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에서 정책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미국 상무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앤트로픽의 최상위 인공지능 모델인 미토스5와 페이블5를 외국인에게 서비스하지 못하도록 18일간의 수출 통제를 내린 바 있다. 앤트로픽은 앞서 국방부의 공급망 위험 기업 지정에도 반발해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첨단 인공지능 기업은 기술력만으로 평가받지 않고 수출 규제, 안보 심사, 정부 조달과의 관계 같은 정책 변수까지 함께 검증받는 구조라는 점에서, 이런 문제는 투자자들이 상장 과정에서 민감하게 볼 대목이다.
결국 앤트로픽의 상장 성패는 인공지능 산업의 성장 기대와 규제 리스크 사이에서 시장이 어느 쪽에 더 큰 무게를 두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예정대로 상장이 이뤄지고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다면 인공지능 기업공개 열기는 한층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거나 시장의 고평가 우려가 확대되면, 뒤이어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일정과 몸값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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