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애플의 인공지능 서비스 ‘애플 인텔리전스’의 자국 출시를 승인하면서,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 현지 인공지능 생태계와 손잡고 서비스를 본격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15일 애플의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화웨이, 샤오미 등과 함께 신규 승인 사업자 명단에 포함했다. 이번 조치는 2024년 애플 인텔리전스가 처음 공개된 뒤 이어진 장기간 심사 끝에 나온 결과다. 중국은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에 대해 엄격한 사전 심사와 운영 규제를 적용하고 있어, 글로벌 정보기술 기업이 현지에서 서비스를 내놓으려면 기술력뿐 아니라 정책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중국 시장에 제공되는 애플 인텔리전스는 현지 규제 체계에 맞춰 별도로 구성된다. 핵심은 알리바바의 대규모 언어모델 ‘큐원’이 일종의 필터 역할을 맡는다는 점이다. 이는 인공지능 모델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될 때마다 당국 승인 절차와 연동되도록 하는 장치로 해석된다. 검색 기능은 바이두 서비스와 연결된다. 알리바바는 큐원이 아이오에스, 아이패드오에스, 맥오에스, 비전오에스 전반에서 중국 사용자를 위한 애플 인텔리전스 경험에 통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이 중국에서 단독 기술만으로 서비스를 밀어붙이기보다, 현지 플랫폼과 협업하는 방식을 택한 셈이다.
금융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승인 소식이 전해진 15일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0% 오른 327.5달러에 마감했다. 알리바바 미국예탁증서는 4.8% 상승한 117.7달러로 거래를 마쳤고, 시간외 거래에서도 1.0% 추가로 올랐다. 바이두 미국예탁증서 역시 장중 한때 4%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시장은 이번 승인을 단순한 제품 출시 허가가 아니라, 애플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소비시장 가운데 하나인 중국에서 인공지능 경쟁력을 일정 부분 회복할 계기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미중 간 인공지능 주도권 경쟁이라는 더 큰 흐름도 깔려 있다. 최근 알리바바는 직원들의 앤트로픽 인공지능 사용을 금지했고, 미국 의회는 자국 기업의 중국산 인공지능 모델 도입을 억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메타가 중국 당국 방침에 따라 중국 기업 마누스에 대한 20억달러 규모 인수 계획을 접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런 환경에서 애플은 팀 쿡 최고경영자가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경제사절단에 동행하는 등 중국과의 접점을 넓혀왔다. 애플은 올가을 출시될 아이오에스 27에 맞춰 구글 제미나이 인공지능 기반의 새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도 도입할 예정이지만, 개편된 음성비서 ‘시리 에이아이’는 중국 규제당국과 추가 협의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인공지능 서비스를 확대할 때, 현지 기업과의 기술 협업과 규제 적응이 사실상 필수 조건으로 굳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