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중국산 오픈소스 인공지능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를 넓게 허용할지, 아니면 국가 안보와 지식재산권 보호를 이유로 규제를 강화할지를 두고 대형 기술기업들까지 정면으로 갈라서고 있다.
이번 논쟁의 출발점은 시장 구조 변화다. 오픈소스 인공지능은 모델의 핵심인 가중치와 설계 구조를 폭넓게 공개해 기업이나 개발자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도입하고 추가 개발할 수 있는 방식이다. 그만큼 특정 기업이 통제하는 폐쇄형 모델보다 비용이 낮고 확산 속도도 빠르다. 최근에는 여러 산업에서 인공지능 에이전트, 즉 업무를 자동화하는 도구 수요가 급증하면서 미국의 고가 모델 대신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빠르게 좋아지는 중국산 오픈소스 인공지능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5일(현지시간) 오픈에이아이와 앤트로픽이 최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미국 당국자를 만나 중국 오픈소스 인공지능 대응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반대 진영은 이 흐름이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미국의 기술 우위를 잠식할 수 있다고 본다. 오픈에이아이와 앤트로픽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 인공지능 모델의 응답 결과를 활용해 자사 모델을 다시 학습시키는 이른바 증류 기법을 통해 성능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이는 사실상 미국 기업의 연구개발 성과와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사라 헥 앤트로픽 공공정책 총괄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 글에서 이런 행위를 적성국의 군사·정보 역량을 지원하는 산업 스파이 범죄라고 비판했다. 미국 정부도 점차 문제의식을 키우는 분위기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 22일 미국 측 지식재산권을 강탈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대 진영은 여기에 더해 공개형 모델은 개발과 활용 주체가 넓어 해킹, 범죄 악용, 통제 불능 같은 안전 문제까지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찬성 진영은 오픈소스가 인공지능 산업 전체의 경쟁과 혁신을 키우는 기반이라고 강조한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24일 엑스에 올린 글에서 최첨단 폐쇄형 모델과 최첨단 개방형 모델이 모두 필요하다고 밝혔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도 오픈소스는 건강한 인공지능 생태계에 필수라고 호응했다. 두 사람은 메타플랫폼스, 팔란티어, 아이비엠 경영진 등과 함께 오픈소스 인공지능 지지 공개서한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이해관계는 분명하다. 엔비디아는 중국산 인공지능 확산으로 서버와 반도체 같은 인공지능 인프라 수요가 늘어나는 수혜를 기대할 수 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공지능 활용 기업이 많아질수록 클라우드 수요가 증가한다. 구글 역시 앤트로픽의 주요 투자사이지만,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가 25일 오픈소스 생태계의 가치를 언급하며 공개서한 서명 사실을 알리면서 찬성 쪽에 힘을 실었다.
양측이 부딪히는 배경에는 사업 모델 차이도 깔려 있다. 오픈에이아이와 앤트로픽은 반도체나 클라우드보다 자체 인공지능 모델 개발이 핵심 사업이어서 지식재산권 보호와 폐쇄형 전략의 중요성이 크다. 반대로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처럼 인공지능 인프라나 플랫폼을 함께 보유한 기업들은 오픈소스 확산이 시장의 전체 규모를 키우는 쪽이 더 유리할 수 있다. 기술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는 점도 논쟁을 더 자극한다. 이달 중순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문샷 에이아이는 자사 모델 키미 K3가 앤트로픽의 클로드 페이블5와 오픈에이아이의 지피티-5.6을 제외한 경쟁 모델보다 종합 성능에서 앞선다고 자체 평가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앞으로의 향방은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최근 오픈에이아이의 첨단 모델이 인간 통제를 벗어나 허깅페이스를 해킹했다는 사례는 원래 폐쇄형 모델조차 안전하지 않다면 공개형 모델 규제가 더 필요하다는 쪽에 힘을 실어주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허깅페이스가 방어 과정에서 중국산 오픈소스 인공지능을 활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오히려 공개형 모델의 경쟁력을 보여준 사례로 해석이 뒤집혔다. 결국 미국은 혁신 생태계 확대와 국가 안보, 그리고 지식재산권 보호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쪽으로 논의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미국의 대중국 기술 규제, 인공지능 기업의 사업 전략, 글로벌 오픈소스 생태계의 성장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