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 네트워크에서 ‘매니페스트 플러드’ 공격이 포착되자 개발팀이 긴급 패치를 배포했다. 합의 실패나 자금 손실은 없었지만, 미패치 노드는 여전히 자원 고갈 위험에 노출된 상태다.
리플은 7월 31일 ‘xrpld 3.2.1’ 버전을 공개했고, 8월 1~2일 사이 비제이 칸나(Vijay Khanna) 리플 엔지니어링 총괄이 모든 노드 운영자에게 즉각적인 업그레이드를 촉구했다. 해당 기간 동안 원장 작동은 정상적으로 유지됐으며, 네트워크 합의에도 이상은 없었다.
발표 이후 24시간 동안 리플(XRP) 가격은 1.10달러에서 1.06달러로 약 1.5% 하락했고, 일일 거래량은 약 7억9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7일 기준으로는 약 4% 하락하며 약세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번 공격은 XRPL 노드가 ‘검증자 매니페스트’를 처리하는 구조적 허점을 이용했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검증자 키에 대해서도 매니페스트를 무제한으로 수용하고 저장, 재전송하는 방식이 적용돼 있었다.
공격자는 대량의 불필요한 데이터를 생성해 노드의 메모리, 디스크, 네트워크 대역폭을 소모하게 만들 수 있었다. 이는 합의 자체를 깨는 공격이라기보다 ‘서비스 거부(DoS)’에 가까운 자원 고갈 유도 방식이다.
개발팀은 문제가 특정 XRPL 노드의 매니페스트 처리 방식에 있음을 확인했지만, 정확한 공격 경로와 상세 원인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XRPL 운영팀은 추후 기술 보고서를 통해 공격 방식과 트래픽 규모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유형은 블록체인 전반에서 반복되는 취약점 패턴으로, 합의 구조가 안전하더라도 보조 데이터 처리 경로가 새로운 공격 지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긴급 패치에는 매니페스트 처리 전반을 제한하는 네 가지 핵심 보호 장치가 포함됐다. 먼저 비정상적으로 큰 매니페스트는 디코딩 이전 단계에서 차단된다. 또한 네트워크 메시지당 수신 가능한 매니페스트 수가 제한됐다.
새로운 피어와 공유되는 데이터량도 축소됐으며, 미확인 검증자 매니페스트 캐시는 최대 100개로 제한됐다. 이를 통해 무제한 데이터 증가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추가로, 확인되지 않은 매니페스트는 디스크에 저장되지 않도록 변경됐다. 이에 따라 기존 공격 데이터는 재시작 시 자동으로 삭제된다.
업그레이드는 ‘2단계 재시작’ 방식이 요구된다. 3.2.1 설치 후 1~2분 실행한 뒤 재시작해야 기존 누적 데이터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 두 번째 재시작을 생략하면 이전 공격 데이터가 남을 수 있다.
또한 2026년 2월 18일 교체된 리플의 GPG 서명 키를 신뢰 목록에 포함해야 자동 업데이트 실패를 방지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거래소, 커스터디 업체, 지갑 백엔드, 데이터 제공업체 등 XRPL 서버를 운영하는 모든 기관에 해당된다. 일반 투자자는 별도의 조치를 취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업그레이드 속도다. 6월 15일 공개된 ‘xrpld 3.2.0’ 역시 일부 운영자에만 빠르게 확산됐고, 상당수 노드는 여전히 구버전에 머물러 있다. 이들은 이번 취약점에 ‘이중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대응 방식 자체는 안정적으로 평가된다. 신속한 핫픽스 배포, 명확한 가이드 제공, 그리고 후속 분석 보고서 예고까지 이어지며 보안 사고 대응 체계를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XRPL 생태계의 빠른 성장도 이번 이슈의 중요성을 키우고 있다. 2026년 상반기에만 약 49만 개의 신규 계정이 추가되며 전체 계정 수는 840만 개를 넘어섰다.
기관 참여 역시 확대되는 추세다. 보험사 아비바(Aviva)의 토큰화 유동성 펀드가 XRPL 기반으로 출시되는 등 기업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기술적 결함을 넘어, 확장 국면에서 ‘인프라 안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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