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20기가와트시 저장 계약, 제너럴모터스 방산 확대

| 김하린 기자

제너럴모터스(GM·$GM)와 포드($F)가 100년 넘게 이어온 자동차 경쟁을 방산과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으로 넓히고 있다. GM은 방산 법인과 조달 협력망을 앞세웠고, 포드는 5년간 최대 20GWh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 계약을 먼저 구체화했다.

씨엔비씨(CNBC)는 GM과 포드가 군용차, 방산 공급망, 에너지 저장 사업을 새 성장 영역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의 행보는 전기차 투자 이후 남은 생산능력과 배터리 기술을 자동차 밖 수요와 연결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GM은 방산 쪽에서 먼저 움직였다. GM은 1월 20일 GM 디펜스 영국 법인을 출범시키고 영국 국방부의 경량 기동차량(LMV) 사업 대응에 나섰다. GM 공식 발표는 이 법인이 영국 국방부와의 접점을 맡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 방산 활동의 거점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GM은 6월 16일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LMT)과 미국 제조·방산 공급망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양사는 방산 공급망 강화, 제조·설계 역량 고도화, 생산능력 확대 가능성 검토를 협력 분야로 제시했다.

프랭크 세인트존(Frank St. John) 록히드마틴 최고운영책임자는 "미국의 안보는 첨단 기술 개발뿐 아니라 이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방산 수요가 연구개발 역량만이 아니라 양산 체계와 공급망 안정성까지 요구한다는 뜻이다.

GM의 에너지 저장 사업은 방산 수요와도 맞닿아 있다. GM 디펜스는 2023년 6월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혁신단(DIU)의 전술용 에너지저장장치 프로토타입 사업에 선정됐다. 이 장치는 안정적인 전력망이 없는 지역에서 지휘통제, 통신, 레이더, 무기 체계에 전력을 공급하는 용도로 제시됐다.

포드는 에너지저장장치에서 먼저 사업 틀을 세웠다. 포드는 5월 11일 포드 에너지(Ford Energy)를 공식 출범시키고 미국에서 조립하는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를 유틸리티, 데이터센터, 산업·상업 고객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포드는 켄터키주 글렌데일의 기존 배터리 제조능력을 BESS 시장에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포드와 EDF 파워솔루션스 북미는 5월 18일 5년짜리 에너지저장장치 프레임워크 계약을 발표했다. EDF는 연간 최대 4GWh, 계약 기간 총 20GWh 규모의 DC 블록 BESS를 조달할 수 있고, 인도는 2028년 시작될 예정이다. 이는 포드 에너지저장장치 사업이 방산보다 먼저 구체적 고객 계약으로 나타난 사례다.

이번 계약은 북미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커지는 흐름 속에서 배터리 생산설비를 차량용에서 고정형 저장장치로 돌리는 선택지와 맞물려 있다. 북미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커지면서 배터리 생산설비를 차량용에서 고정형 저장장치로 돌리는 선택지가 완성차 업계의 과제로 떠올랐다.

에너지저장장치는 생산된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내보내는 설비다. BESS는 이 기능을 배터리 기반으로 구현한 장치로, 전력망 보강과 피크 수요 대응, 데이터센터 전력 안정화에 쓰인다. 전기차 배터리 투자가 커진 완성차 업체에는 기존 설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인접 시장이기도 하다.

포드의 방산 진출은 아직 초기 단계다. 포드는 5월 18일 북미와 유럽의 여러 정부와 방산 활용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리카도(Ricardo)는 9월 2일 포드, 제너럴다이내믹스 랜드시스템스 영국(GDLS-UK)과 함께 영국 국방부 LMV 사업 입찰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이 팀은 포드 레인저 기반 상용 플랫폼을 군용 차량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내세웠다. 상용차 플랫폼을 군용으로 바꾸는 방식은 개발 기간과 부품 조달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실제 수주는 국방부 요구 성능과 조달 일정에 달려 있다.

미국 육군 조달에서도 두 회사는 같은 시장에서 맞붙었다. 미국 육군은 6월 30일 GM 디펜스, 포드, BC 커스텀스에 차세대 보병분대차량-중형(ISV-H) 프로토타입을 맡겼다. 각 회사는 차량 3대를 납품하고, 첫 인도 시점은 2027년 3월 30일로 잡혔다.

ISV-H는 병력 수송뿐 아니라 야전에서 전력을 공급하는 기능도 요구받는다. 전술 차량과 이동식 전력 공급이 결합되는 구조여서, 완성차 업체의 차체 설계와 배터리·전력관리 역량이 함께 시험대에 오르는 사업이다.

시장 반응은 포드의 에너지저장장치 사업에 먼저 나타났다. 로이터는 5월 13일 모건스탠리의 낙관적 평가 이후 포드 주가가 장중 13%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스톡트윗츠(Stocktwits)는 같은 흐름에서 커뮤니티 심리가 '극단적 강세'로 바뀌고 메시지량이 24시간 새 1100% 넘게 늘었다고 전했다.

GM 쪽에서는 방산 협력이 추가 사업 영역으로 받아들여졌다. GM·록히드마틴 협력 보도 직후 로이터 인용 자료는 GM 주가가 장중 0.84% 오르고 포드는 0.28% 내렸다고 전했다. UBS의 6월 23일 평가로 인용된 자료는 GM의 방산 다각화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바클레이스는 포드의 에너지저장장치 사업에 대해 실행과 대규모 양산 위험을 함께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이는 분명하다. GM은 방산 법인과 군 조달 이력을 기반으로 제조 역량을 국방 공급망에 붙이고 있다. 포드는 에너지저장장치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투자와 전력 수요를 연결한 뒤 방산 입찰을 병행하고 있다.

다만 방산과 에너지저장장치가 본업을 대체할 수준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포드의 에너지저장장치는 대형 고객 인도와 양산 안정화가 남아 있고, 방산 사업은 입찰 단계가 많다. GM도 협력과 프로토타입은 늘었지만 실제 매출 확대는 조달 예산과 계약 확정에 달려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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