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전기차 판매가 2025년 30% 넘게 늘었지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수익성 부담 속에 사업과 비용을 조정하고 있다. 판매 확대가 업체의 이익 증가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Global EV Outlook 2026’에서 2025년 세계 전기차 판매가 전년보다 20% 늘어 2000만대를 넘었고, 주요 시장 가운데 유럽의 판매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IEA는 유럽 판매 증가 배경으로 유럽연합(EU)의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 강화를 꼽았다.
EU의 신규 승용차 등록에서 배터리 전기차 비중은 2024년 13.6%에서 2025년 17.4%로 높아졌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가 집계한 같은 해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34.5%로 배터리 전기차보다 컸다. IEA의 유럽 전기차 판매 증가율과 ACEA의 EU 배터리 전기차 등록 비중은 집계 지역과 차량 범위가 달라 직접 비교할 수 없다.
스텔란티스는 2026년 2월 발표한 2025년 하반기 잠정 실적에 사업 재조정 비용 약 222억유로를 반영했다. 이 가운데 약 65억유로는 향후 4년에 걸쳐 현금 지출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안토니오 필로사(Antonio Filosa) 스텔란티스 CEO는 발표 자료에서 “발표한 비용은 에너지 전환 속도를 과대평가한 대가를 상당 부분 반영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과거 사업 운영의 문제도 비용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폭스바겐그룹의 2025년 영업이익률은 2.8%로 전년 5.9%에서 낮아졌다. 회사는 미국 관세와 포르쉐 제품 전략 조정 비용, 환율, 가격 및 판매 차종 구성 변화를 실적 부담 요인으로 제시했다. 전기차 판매 증가와 별개로 여러 요인이 그룹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폭스바겐그룹 감독이사회는 2026년 9월 ‘Future Plan 2030’을 승인했다. 계획에는 그룹 전체에서 약 5만개 일자리를 조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회사는 비용 절감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중국산 차량과의 경쟁도 유럽 업체들이 대응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ACEA는 2025년 중국산 승용차 100만2742대가 EU로 수입됐고, 이 가운데 42.9%가 배터리 전기차였다고 집계했다. 중국산 승용차는 같은 해 EU 배터리 전기차 판매의 20%를 차지했다.
EU는 중국산 배터리 전기차에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26년 1월 수출업체가 관세 대신 최저 수입가격을 제시하는 약정을 신청할 때 필요한 지침을 발표했다.
배출 규제의 속도를 두고 업계와 정책 당국의 시각은 다르다. ACEA는 2030년·2035년 목표를 논의할 때 충전 인프라와 소비자 수요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EA는 강화된 EU 자동차 이산화탄소 기준을 2025년 유럽 전기차 판매 증가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들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제시한 2035년 배출량 90% 감축 목표는 확정 규정이 아니라 개정 제안이다. 유럽 전기차 판매 증가와 완성차 업체의 비용 조정이 함께 나타난 가운데, 스텔란티스와 폭스바겐그룹은 각각 사업 재조정과 일자리 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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