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을 생성하지 않고 사전에 정한 선택지와 확률만 반환하는 인공지능(AI) 모델 제브(Jev)가 공개된 지 일주일 만에 유사한 오픈소스 구현이 잇따라 등장했다. 텍스트 생성과 분리된 판단 전용 모델이 새로운 개발 방향으로 제시된 셈이다.
TypeSafe AI는 9월 15일 첫 번째 'System One 모델'로 제브를 얼리 액세스로 출시했다. 회사는 제브가 입력된 상태와 질문을 바탕으로 여러 판단을 병렬 처리하고 결과와 함께 확률·신뢰도 값을 반환한다고 밝혔다.
제브는 일반적인 대규모 언어 모델(LLM)처럼 토큰을 순차적으로 생성하지 않는다. 개발자가 모델이 반환할 수 있는 범위와 질문 유형을 미리 정하면, 소프트웨어가 결과를 직접 처리할 수 있도록 구조화된 값을 내놓는다.
지원 유형은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는 'Choice', 정해진 기준에 따라 점수를 매기는 'Score', 특정 명제가 참인지 판단하는 'Noul'이다. 세 유형은 한 번의 API 호출에서 함께 처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문의를 기술지원팀과 결제팀으로 나눌 때 제브가 각각 91%와 9%의 확률을 제시하면 자동 분류를 실행할 수 있다. 반대로 52%와 48%처럼 판단이 엇갈리면 추가 정보를 요청하거나 더 강한 모델로 넘기는 식이다.
판단 기준과 후속 조치는 모델이 아니라 코드가 맡는다. 제브는 문장을 생성해 사람이 해석하도록 하는 대신, 승인·분류·라우팅 같은 결과를 프로그램이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TypeSafe AI는 제브의 응답 시간이 70~500밀리초라고 밝혔다. 회사가 비교 대상으로 제시한 기존 프런티어 모델의 응답 시간은 3~329초였다.
홈페이지에는 작업당 비용 0.000081달러(약 0.11원), 입력 토큰 10억개당 42달러(약 5만8254원)라는 수치도 제시됐다. 다만 응답 시간과 비용 비교는 TypeSafe AI가 자체 설계한 평가와 측정에 기반한 결과다.
독립 기관의 재현 결과는 제시되지 않았다. 제브의 성능과 비용 우위가 다른 업무 환경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
제브는 출력 형식의 오류를 줄일 수 있지만 판단 오류까지 없애는 모델은 아니다. 반환값이 미리 정한 선택지 안에 들어오더라도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해커뉴스의 제브 출시 논의에는 텍스트 생성 대신 분류·라우팅·점수화에 집중하는 방식이 유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면 기존 LLM과 성능을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됐다.
앞선 보도에서 소개된 제브의 구조화된 판단 출력은 이번 후속 논의의 기반이 됐다. 제브는 대화형 AI를 대체하기보다 기존 소프트웨어에 연결되는 판단 모듈을 지향한다.
오픈소스 진영의 후속 개발은 9월 16일부터 나타났다. 현지 GPU에서 실행하는 대체 구현과 기존 언어 모델로 제브의 동작을 모사하는 프로젝트가 차례로 공개됐다.
허깅페이스에는 Qwen3.5 기반의 'system-one-qwen3.5-4b-scorer'가 등록됐다. 이 모델은 질문과 선택지를 한 번에 점수화하고 문자열을 생성하지 않는 방식을 구현했다.
허깅페이스의 'cua-s1-forms'는 컴퓨터 조작 작업을 겨냥해 선택지별 확률을 반환하는 독립 구현이다. MIT 라이선스로 공개됐지만 TypeSafe AI의 RLCD 학습법을 적용하거나 제브의 성능을 재현한 모델은 아니다.
현재 확인되는 공통점은 텍스트를 생성하지 않고 정해진 후보를 병렬로 평가하는 인터페이스다. 이 방식이 실제 자동화 환경에서 어느 수준의 정확도와 안정성을 확보할지는 후속 평가 결과에 달렸다.

김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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