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로맨스를 가장한 투자사기가 일주일 새 25건 접수됐다. 피해액은 7000만 홍콩달러(약 900만 달러, 약 126억원)에 달했다.
홍콩 경찰은 7월 24일부터 30일까지 신고된 통계를 집계해 이같이 밝혔다. 온라인 투자사기를 최근 접수된 재산범죄 가운데 가장 큰 단일 유형으로 꼽았으며, 25건은 실제 신고가 접수된 사건만 반영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본지는 50대 여성이 가짜 암호화폐 투자로 2600만 홍콩달러(약 47억원)를 잃은 사례를 같은 주간 통계에서 앞서 보도했다.
이번 통계에서 최대 피해 사례는 경력이 오랜 보험설계사가 겪었다. 그는 온라인에서 알게 된 상대와 연인 관계를 맺은 뒤 상대의 투자 권유에 따라 가짜 암호화폐 앱에 자금을 넣었다가 330만 달러(약 46억원)를 모두 잃었다.
이런 수법은 '돼지 도살(pig butchering)' 사기로 불린다. 돼지를 살찌운 뒤 도살한다는 뜻의 중국어 '살저우판(殺猪盤)'에서 따온 이름이다. 데이팅 앱이나 메신저로 접근해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신뢰를 쌓은 뒤, 함께 투자하자며 가짜 거래 앱 설치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가짜 앱은 실제 거래소 화면을 그대로 모방하고 실시간 시세까지 반영해 정교하게 만들어진다. 초기에는 소액 출금도 허용해 피해자의 의심을 낮춘다. 이후 예치금을 늘리도록 유도하다가, 정작 목돈을 넣고 출금을 시도하는 순간 앱과 상대방이 동시에 사라지는 구조다.
이런 사기 조직 상당수는 동남아시아의 대규모 시설에서 운영되며, 실행 인력 중 다수가 인신매매 피해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맨스 사기와 가짜 투자 플랫폼을 결합한 이 수법은 최근 수년간 전 세계로 확산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은 가상자산 거래플랫폼에 라이선스를 부여하며 기관 투자자 유치에 공들여온 곳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로맨스 결합형 투자사기가 반복해서 접수되고 있다. 이번 사례가 한국을 비롯한 다른 지역 이용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