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체 AI 반도체 텐서처리장치(TPU)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438억 달러(약 63조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리스 보증을 활용하고 있다. 엔비디아($NVDA)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의 AI 인프라 경쟁이 칩 성능을 넘어 자금 조달 구조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알파벳(Alphabet)의 2026년 2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6월 30일 기준 데이터센터 관련 신용 파생 보증의 최대 잠재 지급액은 438억 달러였다. 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구글이 제3자 데이터센터 임차인이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때 리스 지급을 떠받치는 방식으로 약 440억 달러의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글이 모든 데이터센터를 직접 건설하거나 보유하는 구조는 아니다.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사업자의 자금 조달을 보증하고 해당 인프라에 자사 TPU와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파트너사는 확보한 인프라를 앤트로픽(Anthropic)과 같은 AI 기업에 제공한다. 구글은 직접 투자에 필요한 자본 부담을 분산하면서 TPU를 사용하는 데이터센터 용량을 늘릴 수 있다.
알파벳의 재무 약정도 AI 인프라 확대와 함께 커졌다. 아직 개시되지 않은 리스의 미래 지급액은 852억 달러(약 122조원), 장기부채 장부가는 6월 30일 기준 982억 달러(약 140조원)였다.
알파벳은 6월 58억 달러(약 8조3000억원) 규모의 단기 리스 계약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은 2026년 3분기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TPU 공급 확대는 앤트로픽의 컴퓨팅 수요와 맞물려 있다. 앤트로픽은 4월 6일 구글·브로드컴(Broadcom)과 차세대 TPU 용량을 여러 기가와트 규모로 확대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해당 용량은 2027년부터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크리슈나 라오(Krishna Rao) 앤트로픽 최고재무책임자는 “우리는 전례 없는 성장 속도에 맞춰 지금까지 가장 큰 컴퓨트 약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AI 모델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장기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의미다.
앤트로픽은 같은 발표에서 2026년 연환산 매출이 300억 달러(약 43조원)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연간 1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기업 고객도 1000곳을 초과했다.
구글은 외부 자본과의 결합도 확대하고 있다. 블랙스톤(Blackstone)은 5월 19일 구글과 미국 기반 TPU 클라우드 회사를 설립하고, 2027년 500메가와트(MW) 용량을 가동하기 위해 초기 50억 달러(약 7조2000억원)의 지분 투자를 약정했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합작사에 TPU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공급한다.
다만 TPU가 엔비디아 GPU를 곧바로 대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엔비디아는 CUDA 생태계와 GPU의 범용성을 바탕으로 AI 개발사가 쉽게 벗어나기 어려운 기반을 구축했다. 엔비디아 전체 매출의 92%를 데이터센터 부문이 차지한 구조도 AI 인프라 시장의 높은 의존도를 보여준다.
크립토 시장과의 접점도 나타나고 있다. 더인포메이션은 일부 TPU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과거 비트코인(BTC) 채굴 사업자였던 Hut 8과 TeraWulf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들 사업자가 보유한 전력·부지·냉각 설비가 AI 컴퓨팅 인프라로 전환되는 흐름이다.
리스 보증은 임차인이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보증 제공자가 일정한 부담을 떠안는 구조다. 구글의 TPU 공급 확대 효과와 함께 데이터센터 임차인과 최종 AI 고객의 지급 능력도 보증 구조의 성과를 좌우하게 된다.
앤트로픽과 구글·브로드컴이 계약한 차세대 TPU 용량은 2027년부터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랙스톤과 구글이 추진하는 TPU 클라우드도 같은 해 500MW 용량을 온라인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