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가상자산 시장 구조를 정하는 ‘CLARITY Act’ 논의를 9월 표결 단계로 끌어올렸다. 동시에 15억달러 규모의 북한 연계 해킹 피해를 추적 중인 바이비트(Bybit)는 미 법원으로부터 자산 추적 절차를 앞당길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13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 존 튠은 CLARITY Act 안건에 대한 ‘클로처’를 신청했다. 클로처는 필리버스터를 끝내고 본회의 표결로 넘기기 위한 절차로, 가결에는 60표가 필요하다. 실제 법안 통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 가상자산 규제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신호로 해석된다.
CLARITY Act는 디지털 자산의 감독 권한을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사이에서 어떻게 나눌지 정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름 휴회 전 합의가 무산되며 속도가 늦어졌지만, 9월 의회 복귀 이후 재논의가 예상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보상 규정과 윤리 조항을 둘러싼 이견이 변수로 꼽힌다.
이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관련 이해관계를 둘러싼 윤리 논란도 협상 테이블에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관된 사업에서의 이해충돌을 막기 위한 조항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바이비트는 북한 해커 조직 라자루스 그룹과 관련된 15억달러 규모 해킹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기 위해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신속한 증거개시 절차를 허용했다. 이는 일부 자금이 여전히 추적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바이비트는 미국 내 인프라를 운영하는 거래소 계좌 정보와 거래 내역 확보를 통해 피해 자산의 일부라도 회수할 수 있는 길을 넓히게 됐다.
정치권의 가상자산 논란도 이어졌다. 영국 개혁당(Reform UK) 의장 리 앤더슨은 전 FTX 최고경영자 샘 뱅크먼-프리드(Sam Bankman-Fried)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5만달러 정치 후원금에 대한 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샘 뱅크먼-프리드가 연루된 FTX 사태가 아직 법적 후폭풍을 남긴 가운데, 유럽 정치권에서도 가상자산 자금의 출처를 둘러싼 검증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미국 상원 절차가 단순한 법안 일정이 아니라, 비트코인(BTC)을 포함한 가상자산 전체의 제도권 편입 속도를 가늠할 분기점으로 본다. CLARITY Act 논의가 재가동되면서 규제 불확실성 완화 기대가 커졌지만, 최종 합의까지는 여전히 정치적 조율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경계심도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