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상반기 전 세계에서 새롭게 유니콘에 오른 비상장 기업이 195곳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신규 유니콘 수인 193곳을 이미 넘어선 수치로, 인공지능(AI) 중심 투자 열기가 비상장 시장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상반기 신규 유니콘 195곳은 전체 유니콘 보드에 약 4,400억달러, 원화 기준 약 623조4,800억원의 가치를 추가했다. 이들 기업이 지금까지 유치한 자금은 800억달러, 약 113조3,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재 비상장 유니콘 기업들의 전체 가치와 누적 조달액에서 각각 5% 수준이다.
가장 높은 기업가치를 기록한 신규 유니콘은 중국 오픈소스 모델 개발사 딥시크로, 첫 외부 자금 조달에서 500억달러, 약 70조8,5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 뒤를 이은 곳은 세이셸 기반 가상자산 거래소 OKX로, 기업가치는 250억달러, 약 35조4,250억원으로 평가됐다. 크립토 기업 가운데서는 OKX가 상반기 신규 유니콘 중 가장 두드러진 사례로 꼽힌다.
3위는 오픈AI가 지배 지분을 보유한 샌프란시스코 소재 오픈AI 디플로이먼트 컴퍼니로, 40억달러 투자 유치 당시 140억달러, 약 19조8,380억원의 가치를 기록했다.
AI·로보틱스가 주도…반도체·국방·헬스케어도 강세
이번 상반기 신규 유니콘은 로보틱스와 AI 연구소 성격의 ‘네오랩’이 가장 강한 존재감을 보였다. 여기에 금융서비스, 헬스케어, 바이오테크, AI 인프라, AI 배포 및 개발 도구, 국방, 반도체, 항공우주 분야도 두드러졌다.
특히 시장은 단순히 유니콘 수가 늘어난 데 그치지 않고, 짧은 기간 안에 가치가 급등하는 사례에도 주목하고 있다. 상반기 신규 유니콘 가운데 19곳은 통상 6개월 안팎의 짧은 간격으로 후속 투자 라운드를 이어가며 이전보다 두 배가량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스타트업 에치드는 6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50억달러에서 100억달러로 뛰었다. 국방 기술 기업 해드리언은 7개월 전 16억달러에서 79억달러로 급등했다. AI용 원자로를 개발하는 발라 아토믹스 역시 4개월 만에 20억달러에서 60억달러로 평가가 높아졌다.
미국 110곳으로 1위…중국은 뚜렷한 반등
국가별로는 미국이 110곳으로 전체의 56%를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지켰다. 중국은 38곳으로 2위에 올랐는데, 2025년 신규 유니콘 수가 10곳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반등이다. 영국은 13곳으로 3위를 기록했다.
대륙별로는 북미가 115곳으로 가장 많았고, 아시아 50곳, 유럽 27곳이 뒤를 이었다. 중남미, 오세아니아, 아프리카는 각각 1곳씩 신규 유니콘을 배출했다.
이 같은 흐름은 자금이 모든 스타트업에 고르게 흘러가기보다는, 성장성이 입증된 분야에 집중되는 ‘양극화’ 국면을 반영한다. 실제로 상반기 유니콘 가운데 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인 ‘데카콘’은 4곳이었고, 50억달러를 넘긴 기업도 5곳 더 있었다.
AI 사이클 속 과열된 자금 유입…크립토도 존재감 확대
크런치베이스는 지난해 신규 유니콘들의 흐름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새로 합류한 기업들의 가치도 향후 1년간 더 크게 뛸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2025년 신규 유니콘 193곳 중 12곳이 데카콘으로 성장했고, 이 가운데 9곳은 2026년에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반기 벤처 시장은 대형 투자와 대형 회수가 동시에 이어진 점도 특징이다. 크런치베이스는 올해 상반기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가 역대 최대 규모 벤처-backed 회수 사례로 기록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AI 기업들의 초고속 후속 투자 유치가 더해지며, 시장의 관심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들로 더 강하게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집계에서 OKX가 딥시크에 이어 상반기 신규 유니콘 2위에 오른 점은 크립토 업계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남긴다. AI가 투자 시장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는 가운데서도, 글로벌 거래 인프라를 갖춘 가상자산 기업은 여전히 대형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전반적인 흐름은 ‘무차별 투자’보다 AI와 일부 핵심 산업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구조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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