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략비축유(SPR)가 2억9869만4000배럴로 줄어 4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중동발 공급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비상 원유 재고가 1983년 1월 이후 처음 3억 배럴 아래로 내려갔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8월 7일 기준 전략비축유는 전주 3억480만9000배럴에서 611만5000배럴 감소했다. 같은 통계에서 전략비축유가 3억 배럴을 밑돈 것은 1983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전략비축유는 미국 정부가 공급 차질에 대비해 보유하는 비상 원유 재고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전략비축유를 석유 공급 차질이 미국 경제를 위협할 때 대응하기 위한 장치로 설명한다.
저장 시설은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걸프 연안의 지하 소금 동굴에 있다. 정부 비축유는 민간 수급을 보여주는 상업용 재고와 달리 공급 충격 때 정책 대응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쓰인다.
올해 감소 폭도 컸다. EIA 자료상 전략비축유는 1월 30일 4억1521만3000배럴에서 8월 7일 2억9869만4000배럴로 약 1억1651만9000배럴 줄었다.
감소세는 4월 이후 본격화됐다. 5월과 6월에도 주간 재고가 계속 낮아지며 3억 배럴선 하회 가능성이 커졌다.
NPR은 16일 오후 8시46분(한국시간) 대니얼 커츠레벤(Danielle Kurtzleben) 진행자가 케빈 북(Kevin Book) 클리어뷰에너지(ClearView Energy) 관계자와 미국 원유 비축 감소 문제를 다뤘다고 전했다. NPR은 미국 원유 비축량이 40여 년 만의 최저 수준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상업용 원유 재고 흐름은 전략비축유와 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IA 자료를 토대로 8월 7일로 끝난 주간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가 1740만배럴 늘어난 4억2440만배럴이었다고 보도했다.
시장 예상은 60만배럴 감소였다. 정부 비축유는 줄었지만 민간 상업 재고는 늘어난 만큼, 미국 원유 수급을 한 방향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한국 독자에게 이 사안은 유가와 물가, 금리 경로를 함께 봐야 하는 거시 지표다. 전략비축유 감소가 곧바로 특정 자산 가격 방향을 뜻하지는 않는다.
다만 비상 재고 여력이 낮아질수록 공급 차질이 발생했을 때 정책 대응 폭은 좁아질 수 있다. 원유 공급 불안은 운송비와 에너지 가격을 거쳐 물가 기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본지는 앞서 전략비축유가 3억 배럴선을 밑돈 사실과 방출 인프라 부담을 보도했다. 당시 쟁점은 낮아진 재고가 저장 동굴과 방출 설비 운용에 어떤 부담을 주는지로 확장됐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공급 불안도 유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다뤄졌다. 유가는 미국 물가와 장기금리, 위험자산 가격에 영향을 주는 거시 변수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에 미칠 직접 영향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이번 수치는 전략비축유 감소와 상업용 재고 증가가 동시에 나타난 주간 통계로 정리된다.

